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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주간증시전망] 공포는 사라지겠지만... 당분간 지표 따라 출렁이는 ‘넓은 박스권 장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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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5~9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과 같았다. 5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8.77%, 11.3%씩 주저앉은 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결국 5일 하락분을 만회하지 못한 채 코스피 지수는 3.28%, 코스닥 지수는 1.91% 내리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미국발(發) 경기 침체 공포와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 청산 가능성 등 악재가 겹치며 지난주 증시는 시작과 동시에 초토화했다. 지난 7일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자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려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증시 변동성은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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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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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는 빠르게 한국 증시에서 손을 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6507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8558억원을 내다 팔았다. 폭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본 개인 투자자들만 2조282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당분간 시장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전망한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2500~2620포인트다. 상승 요인으로는 과도한 경기침체 공포 완화,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부담 해소가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에서 패닉셀(공포로 인한 투매)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인지 여부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확인해야 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단기간 증시를 급락세로 재차 이끌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를 제외하고도 여러 불확실한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과 미국 선거 결과 등도 증시에 여진을 일으킬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에 대한 지속성 우려와 미국 선거 변수는 오는 9~11월이 돼야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며 “주식시장은 이전 상승 국면과 비교해 다소 하락한 상황에서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여러 경제 지표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속화 또는 완화하며 증시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3일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4일에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다. 15일 한국은 광복절을 맞아 휴장하지만 이날 미국에서는 7월 소매판매 지표와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된다. 지표 결과에 따라 지수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박스권 장세를 보이겠지만, 박스권 자체는 지표 결과에 따라 밴드(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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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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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CPI 지수가 둔화하면 자칫 경기 악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발표되는 경제지표마다 통화정책과 경기 침체 사이에서 코스피 지수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CPI 발표 이후 소매판매 개선, 소비자 신뢰 지수 반등까지 확인한다면 경기 침체 우려 완화와 물가 안정 지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투자 심리가 형성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의 2600선 회복 여부도 중요하다. 이 연구원은 “지난 5일 침체를 반영한 밸류에이션 지지력을 확인했기에 상승 가능성을 열어놔야겠지만, 당장 큰 욕심을 내긴 어렵다”며 “현시점에서는 계단식 상승 패턴을 염두에 둔 짧은 매매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결국 믿을 건 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증시 투심이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에 수급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한 휴젤은 지난 6~9일 나흘간 24%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2분기 호실적을 낸 파마리서치 또한 32.41% 상승했다.

이번 주에는 오는 12일 메리츠금융지주를 포함해 14일 삼양식품, 15일 한국전력·SK바이오팜, 16일 삼성생명 등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기계업종이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관심 업종으로 반도체, 전력설비, 조선, 방산, 은행을 꼽았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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