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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각국, 자국민에 “레바논 즉시 떠나라”…일촉즉발 중동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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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4일 갈리리 지역 상공에서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쪽에 가한 로켓들을 격추시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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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각각 헤즈볼라 2인자와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가 피살된 사건 뒤 중동에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등 각국은 레바논에 머무는 자국민들에게 즉각 대피하라고 촉구했으며,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대비해 미국은 항공모함과 순양함 등을 파견했다.



주레바논 미국 대사관은 3일(현지시각) ‘긴급. 미국 시민에 대한 메시지’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려 “많은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표가 매진됐지만 레바논을 떠날 수 있는 상업 항공편 선택지가 남아있다. 가능한 어떤 티켓이든지 예매해서 레바논을 떠나라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상황이 언제든지 경고 없이 악화할 수 있다”며, 레바논에서 대피 요구에 더해 자국민들에게 이스라엘도 여행하지 말라고 했다. 영국은 “상업 항공편이 남아있을 동안” 자국민에게 레바논에서 대피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긴급 대피 상황에 대비해 군사 및 영사 인원을 추가 파견했다고 밝혔다. 중동의 미국 동맹국 중 한 곳인 요르단도 자국민들에게 레바논에서 즉시 대피하라고 요구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는 3일 이스라엘 북부 베이트 힐렐의 유대인 정착촌에 수십발의 카튜샤 다연장 로켓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 방공망이 로켓 다수를 격추했으며 사상자가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30일 헤즈볼라 전략 부대 수장인 푸아드 슈크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지자 보복을 다짐해왔다.



지난달 31일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스라엘 추정 소행으로 암살당한 사건과 관련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3일 성명을 내어 “전쟁광이자 테러분자인 시온주의 정권은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다”고 다시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이 지원하는 ‘저항의 축’ 세력에 속하는 예멘의 안사르알라(후티 반군)도 2주간의 침묵을 깨고는 이날 아덴만을 지나던 컨테이너 화물선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안사르알라의 이날 공격은 이스라엘이 지난달 20일 안사르알라의 근거지를 공습한 이후 처음이다. 안사르알라는 아덴에서 동남쪽으로 225㎞ 떨어진 해상을 지나던 라이베리아 국적의 컨테이너 화물선 그로톤에 미사일을 발사해 선체에 손상을 가했다고 영국군 해상통상작전 센터가 밝혔다.



미국은 중동에 항모 전단을 배치하는 등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현재 태평양 동부에 있는 에이브러험 링컨함을 중동으로 향하도록 명령했다고 미 국방부는 2일 밝혔다. 또한, 오스틴 장관은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 델라웨어의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이 물러난 것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러기를 바란다. 하지만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스라엘도 이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북부 툴카름 인근을 두 차례 공습해 9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첫번째 공습에서 “테러분자 세포조직들을 제거했다”고 밝혔고, 두번째 공습은 툴카름에서 반테러 작전 도중에 이스라엘군에 발포한 무장단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언제 보복 공격을 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 액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이 합작한 아랍 매체 스카이뉴스아라비아는 서방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유대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 기간인 오는 12~13일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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