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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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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TV토론, 바이든 실패서 배운다"…트럼프는 '맨몸 승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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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은 급하게 대선에 나선 해리스가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검증할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실제 해리스는 지난 5일부터 5박 6일간 TV토론이 열리는 펜실베이니아의 한 호텔에 머물며 TV토론 준비에 전념한 반면, 트럼프는 토론을 앞두고도 정상적 유세 일정을 소화하는 등 준비 과정에서부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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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통령 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가 지난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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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리스는 여성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TV토론에서 트럼프를 반여성·인종차별주의자로 공격하거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적’이란 프레임을 걸었던 전략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트럼프에 대한 직접 공세보다 중산층과 경제 비전을 강조한 표심 확장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리스가 준비됐는지 보여야할 순간”



해리스는 부통령 재임 기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울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되면서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선거 유세를 1주일 가까이 사실상 중단하고 TV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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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31일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와 카멀라 해리스 당시 상원의원이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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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방송은 8일 “유권자들은 해리스가 대통령직을 맡을 준비가 됐는지 궁금해 한다”며 “해리스에게 이번 토론은 이를 증명해야 할 중요한 순간”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도 본지에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는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사퇴 후 해리스의 지지율이 급등했다”며 “이는 (토론에서의) 작은 실수로도 지지율이 한꺼번에 빠질 수 있다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컨벤션효과 주춤…‘돌파구’ 필요한 해리스



특히 이번 TV토론은 대선 후보 교체 후 이어진 해리스에 대한 허니문 효과나 컨벤션 효과로 인한 상승세가 꺾인 상황에서 진행된다.

이날 발표된 CBS방송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역전에 근접했다고 평가받아온 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 지대)의 경합주(swing state) 3곳에서 트럼프와 오차 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해리스는 트럼프와 50%로 동률을 기록했다.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던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도 해리스는 각각 50%와 51%를 얻어 두 곳에서 49%를 기록한 트럼프와 차이를 벌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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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6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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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기업 DGA그룹 산하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에서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샌더 루리 파트너는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면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며 “펜실베이니아를 만회하려면 남부 선벨트 경합주 3곳 중 2개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힐러리 전략 최소화…부동층 설득 프레임?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6월 토론 전략은 물론, 트럼프에게 패배했던 2016년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전략을 사실상 폐기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캠프 관계자는 NYT에 “해리스는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를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위협으로 몰아세우는 진부한 방식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또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나 여성 혐오주의자로 비난했던 힐러리의 실패한 전략 역시 폐기했다”고 전했다. 전략 수정의 배경에 대해선 “트럼프가 얼마나 끔찍한 사람인지 말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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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전국 경찰 형제단 가을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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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해리스가 새롭게 내세울 프레임에 대해선 “트럼프를 부자들을 돕는 데만 관심이 있는 부자로 묘사할 것”이라며 “동시에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듣고 싶어하는 유권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는 트럼프의 지지층을 이탈시키기보다는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 또는 부동층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전략을 구사할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최다 토론’ 후보 트럼프, 또다시 ‘맨몸’ 승부



반면 트럼프는 “토론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이며 보좌관들과 질의응답 수준의 리허설 정도만 준비하고 있다. 정책 전문가들과 정책과 관련한 소통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정책의 세부 사항을 검토하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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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CNN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토론은 바이든의 참패로 평가됐고,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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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의 배경은 경험이다. 대선에 내리 3번째 출마한 트럼프는 이번이 7번째 토론이다. 대통령 후보 토론에 데뷔하는 새내기와 역대 최다 토론 경험을 가진 베테랑 간의 대결이란 의미다.

특히 이번 토론은 바이든이 참패했던 지난 6월 CNN 토론과 같은 방식으로 90분간 진행된다. 모두발언 없이 사회자의 질문에 2분씩 답하고, 반박에 2분, 상대 발언에 대한 재반박에 1분을 쓰는 방식이다. 스탠딩 단상엔 물병과 백지, 펜 외에 참모의 도움이나 참고할 자료도 지참할 수 없어 경험이 많고 임기응변에 강한 후보에게 유리한 구조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막말을 유도할 수 있도록 발언 시간이 끝난 뒤에도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는 규칙을 요구했지만,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해리스 캠프는 토론을 주관하는 ABC방송에 “이런 형식의 토론은 해리스에게 근본적으로 불리하다”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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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CNN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바이든의 참패로 평가됐고,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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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다시 ‘마이웨이’ 인신공격?



트럼프 캠프는 검사 출신인 해리스가 사법리스크, 여성·인종 비하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트럼프가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수위를 넘는 폭언을 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참모들은 경제·이민 등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정책적 약점을 공략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NYT에 따르면 참모들의 조언은 “‘심술궂은 불한당 트럼프(mean bully Trump)’가 아닌 ‘유쾌한 트럼프(happy Trump)’가 돼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인신공격이 아닌 정책에 집중하라는 조언이지만, 트럼프가 이에 따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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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일 뉴저지 뉴어크의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302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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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2016년 대선 상대였던 힐러리에 대해선 “똑똑하고 근면하다”며 그나마 존중을 표했지만, 해리스에 대해선 사석에서 “우둔한 사람”이라며 여성혐오적 표현을 써왔다고 한다.

다만 트럼프가 예상 외의 차분함을 유지할 거란 관측도 적지 않다. 특히 낙태권 등 여성 관련 이슈가 부각된 상황에서 바이든 때와 달리 유색인종 여성 후보자를 상대로 여성이나 인종 비하성 발언을 할 경우 야기될 역풍을 트럼프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준비는 필요없다”는 트럼프도 여성에게 민감한 낙태권과 관련한 공세에 대비한 대응 방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대응책을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헤일리 “도움 요청 없어”…샌더스 “해리스는 실용적”



한편 토론을 앞둔 이날 트럼프와 공화당 경선에서 끝까지 대결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내가 (돕기 위해)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요청을 하면 기쁘게 도울 것”이라면서도 “(도와달라는)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헤일리는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진영의 대표주자로 트럼프의 지지층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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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서브 포럼에서 열린 202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이자 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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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화당 신보수주의 ‘네오콘’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지난 6일 “트럼프는 다시는 신뢰받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등 트럼프는 공화당 진영 전체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최근 ‘우클릭’ 행보를 보이며 정치적 소신을 바꾼다는 비판에 대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고 있다”고 해리스는 옹호했다. 그는 “해리스는 실용적이려 노력하는 것일뿐 이상을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억만장자에 대한 세금을 올린다면 해리스는 크게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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