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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女복싱 ‘XY염색체 선수’ 논란에…IOC “성별은 여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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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성별 논란 속에서 2024 파리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모습.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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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갖고도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두 선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앞서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는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XX염색체’를 가진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에게 46초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카리니는 경기 후 “코에 강한 통증을 느껴 더 이상 뛸 수 없었다”고 했다.

IOC는 2일(한국시각) 성명을 내고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며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 린위팅(28·대만) 두 선수가 받는 학대 행위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파리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대회 출전 자격과 참가·의료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이번 대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규정은 2023 유러피언게임·아시안게임·팬아메리칸게임 등 종합 국제대회와 올림픽 예선에도 적용됐다”며 “172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복싱 난민팀·개인중립자격선수(AIN) 소속 1471명이 참가해 2000여 번의 경기를 치른 규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칼리프와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도쿄올림픽과 국제복싱협회(IBA)가 승인한 세계선수권대회와 각종 국제대회 여자부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던 선수들”이라며 “IBA의 갑작스럽고 자의적인 결정의 피해자였다. 2023 세계선수권대회 말미에 정당한 절차 없이 실격 처분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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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논란에 휩싸인 대만 복싱선수 린위팅.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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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는 “웹사이트에 공개된 IBA 회의록에 따르면 그 결정은 IBA 사무총장과 최고경영자(CEO)가 단독으로 내린 것”이라며 “IBA 이사회는 한참 뒤 이를 승인했고 향후 유사 사례에서 따라야 할 절차를 수립해 IBA 규정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두 선수를 향한 공격은 자의적인 결정에 근거하고 있다”며 “경기 중 자격 규정이 변경돼서는 안 된다. 모든 규정 변경은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각각 여자 66㎏급과 57㎏급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복서다. 그러나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도중 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으면서 성별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IBA 측은 그 이유로 ‘두 사람이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IBA는 심판 판정 비리, 재정난, 승부조작 등 여러 내부 부패 문제로 IOC 징계를 받았고 올림픽 경기를 관장할 권리까지 뺏겼다. 이후 IOC 측은 “염색체만으로는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다. 보통 남성이 XY 염색체를 보유하지만 유전병 등을 이유로 여성이 XY 염색체를 보유하는 경우도 극히 일부 존재한다.

뜨거운 논란 속에 전날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복싱 66㎏급 16강전에서 칼리프는 일방적인 경기 끝에 46초만에 카리니를 꺾었다. 카리니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칼리프의 주먹에 얼굴을 맞은 뒤 30초만에 코너로 돌아가 헤드기어를 고쳤지만, 곧바로 기권을 선언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링 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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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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