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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尹대통령 이진숙 임명 강행… 李 "공영방송 이사회 즉각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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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이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 직후 출근한 데 이어 오후 전체회의에서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및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할 것임을 예고했다. 야당은 이 위원장이 2인 체제에서 의결에 나설 경우 즉각 탄핵소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방통위를 둘러싼 혼란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함께 임명했다.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의 사퇴로 '0인'이었던 방통위는 다시 2인 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새롭게 2인 체제를 이끌게 된 이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지자마자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했고, 뒤이어 열린 취임식도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 및 미디어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재정립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두 분의 전임 위원장이 자리를 떠나야 했다. 정치적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정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두 분의 큰 희생이 있었다"며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두 분 전임 위원장의 희생과 직원 여러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제4부로 불리는 언론은 말 그대로 공기, 공적인 그릇으로 우리 삶에 필수적 요소"라며 "30년 넘게 방송사에서 일한 방송인으로 방송을 사랑했고, 전쟁의 실상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알리기 위해 목숨 걸고 현장을 누볐던 언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언론이 공기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특히 건전한 사회적 공론의 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바로 그런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과 아울러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제도 정착, 거대 포털 사이트의 신뢰성 회복 등도 중점 과제로 꼽았다.

그는 "물에 빠지는 게 두려워 버둥대지 않으면 물에 빠질 위험은 없지만 평생 강을 건널 수 없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변의 시기이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국정목표에 부응하는 정책적 성과를 내고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방통위는 이 위원장 취임식과 동시에 오후 전체회의 소집을 공지했다. '0인'이었던 방통위가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 임명으로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 요건을 갖추자마자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하려는 것이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9명의 임기는 다음 달 12일, KBS 이사 11명 임기는 8월 31일 각각 끝난다. 이미 지원자 공모와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만큼 의결이 가능하다는 게 방통위 입장이다. 야당이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예고한 만큼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서둘러 이사회 구성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예고대로 2인 체제의 불법성을 근거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원장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가능하다. 민주당 만으로 과반 의석이 충족되므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전임 위원장들과 같이 국회 탄핵안 표결 전 자진 사퇴하거나 탄핵안 통과로 직무가 자동 정지될 전망이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진숙 씨가 최소한의 명예를 지키려면 지금이라도 부끄러운 모습을 그만 보이고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인사청문보고서 송부기한이었던 지난 29일 전체회의에서 보고서 채택을 논의했으나 민주당이 반대해 채택이 무산됐다.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송부기한을 30일 하루로 지정했으나 국회가 응하지 않아 결국 31일 임명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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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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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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