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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베트남 유흥가서 ‘묻지마 폭행’ 당한 韓 유튜버…귀국 후 응급실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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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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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을 갔던 한국인 유튜버가 호찌민 유흥가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의료 대란으로 2시간 동안 ‘응급실 뺑뺑이’를 돌았다며 의료 파업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약 7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강대불(본명 강태원·28)은 최근 ‘베트남에서 죽다 살아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16박 17일로 베트남 여행을 계획했으나 여행 시작 4일 만에 혼자 한국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달 4일 호찌민 번화가 부이비엔 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뒤 구독자 71만 명을 보유한 절친한 유튜버 ‘뭉순임당’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대불은 이날 새벽 3시 40분경 “나 어딘지 모르겠어. 일어나니까 이가 다 부러졌어. 뭔지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 나 좀 살려줘”라고 애원했다. 당시 강대불은 오른쪽 눈이 멍들어 부어 있었고, 앞니가 부러져 금이 간 모습이었다.

이에 뭉순임당은 라이브 방송을 켜고 구독자들과 함께 강대불을 도울 방법을 찾다가 대사관 측에 전화해 “누가 픽업을 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알렸고, 관계자로부터 “이 상황을 관할인 주 호찌민 총영사관에 전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뭉순임당은 또 호찌민에 지인이 있다는 구독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 구독자는 “(영사관에서) 아무도 가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못 박았다고 한다. 지금 영사관에서 못 도와준대. 콜센터에 전화하면 통역 서비스된다는 말밖에 안 해줘서 끊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뭉순임당은 “대사관이 진짜 하나도 도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구독자를 통해 현지에 있는 한국인에게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는 강대불에게 “베트남 국제병원에 가면 널 도와줄 여자가 갈 테니 무조건 그 병원에 가서 기록을 받아라”고 했다. 하지만 현지 병원에서도 제대로 된 진료는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강대불은 안과·치과, CT 촬영 모두 불가능해 진통제만 처방받았고, 정밀 검사를 위해 한국으로 귀국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 소견을 받고 곧바로 비행기 표를 구해 귀국했다. 그 사이 강대불은 두통과 치통이 극심해졌다며 눈은 더 부어올라 멍이 심해졌고, 완전히 뜰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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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날 오후 9시 25분경 한국으로 돌아와 비행기에서 내린 강대불은 의료 파업으로 인해 응급실 뺑뺑이를 약 2시간 동안 돌다가 다섯 번째 병원에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그는 결국 의식을 잃었다.

해당 병원에서는 그의 외상 상태가 ‘폭행에 의한 타박상’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넘어져서는 한 곳이 유독 크게 다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뇌출혈은 없으나 심각한 뇌진탕, 치아 골절, 안와골절이 의심된다고 했다.

강대불은 그로부터 한 달가량이 지난 현재 많이 회복된 상태라며 “다행히 안구 쪽에 부상은 없고 안와골절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치아 세 개가 골절돼 지금은 임시 치아로 살고 있다. 완벽히 회복하려면 4개월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또 “응급실에서 CT 촬영했을 때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두통이 너무 심했다. 주변 추천으로 MRI를 찍자 미세뇌출혈이 발견됐다”며 외상성 경막하 출혈 진단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끝으로 강대불은 “해외에서 사고 나면 도움받기가 어렵다. 해외여행 가기 전에 사고에 대비할 방법을 마련해 두고 나가야 한다. 여행자 보험은 필수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내게 어디에 있는지 꼭 위치 공유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현재 한국이 의료 파업으로 인해 응급실에 빨리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의료 파업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 측은 피해 유튜버에 대한 총영사관의 영사 조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현지 공관은 사건 발생 인지 직후부터 피해자 및 피해자 지인들과 계속 연락하면서 현지 병원(응급실) 정보 제공, 영사콜센터 통역 서비스 이용 안내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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