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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한동훈, 채상병 특검 부결에 "통과되면 안될 법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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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 재의안 부결에 대해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절대 통과되면 안 되는 법"이라며 "우리 의원들이 단결해서 막아낸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한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직자 조회를 주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최고위·의총에서도 "저는 전당대회대 내내 민주당이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왔다"고 했다.

한 대표는 전날 본회의에서 반대표가 104표 나와 108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가운데 이탈표가 4표 나온 것으로 분석되는 데 대해 "그렇게까지 해석될 문제는 아니고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며 "거부권에 대해 '가'냐 '부'냐 하는 데서 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 특히 야권 일각에서 국민의힘 내 이탈표가 늘어난 것을 소기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전언에는 "꿈이 소박하시네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전당대회 기간 제안한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특검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제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감안할 때 그것이 하나의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 입장은 변함없다"며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중재안을 발의한다는 것이냐'는 구체적 질문에는 "말씀드린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즉답을 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공세가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특검을 도입하는 것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되, △야당안과 달리 특검 추천을 야당이 아니라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하도록 하자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러나 7.23 전당대회가 끝나고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 정리가 한동훈 신임 지도부의 제1과제로 떠오르고, 특히 24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행사가 진행된 뒤 친한(親한동훈)계에서 '상황이 달라졌으니 제3자 특검 추진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끈 바 있다.

한 대표가 '소울메이트'라고 부르는 친한계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은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이 부결된다면 이걸 다시 발의하는 게 아니라 다른 특검으로 발의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채상병 특검이 부결된다면 제3자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굳이 이어갈 실익은 없다"고 했다. (☞관련 기사 : 한동훈 첫 최고위, 일성은 "민심·민생·협치"…채상병 특검엔 "강력 반대")

장 최고위원은 "제3자 특검은 '민주당 특검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제3자가 하는 특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지 '채 해병 사건에 대해서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은 특검으로 가야 된다'는 측면에서 나온 게 아니다"라며 "그러면 (본회의에서) 부결되고, 민주당에서 이걸 다시 발의할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서서 제3자 특검 논의를 이어간다고 하는 것이 맞는지는 조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추경호 "3자든 4자든 5자든"…김재원 "결정권은 원내대표에게"

친윤계도 장 최고위원의 전날 발언을 눈여겨보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장 최고위원도 제3자 추천 방식 특검법을 당 내에 갖고와서 의논할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달라진 것인지 아니면 한동훈 대표의 속마음을 대신 이야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의총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서 결론을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하면 원내대표에게 의견을 구하고 원내대표와 협의를 해서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아서 할 수밖에 없다"며 "한 대표도 '민주적 토론 과정을 거쳐서 하겠다'고 했으니까 이제 그 결정권은 원내대표에게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특검법 사안은 본질적으로 원내대표 소관임을 전날에 이어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더 강한 특검법을 낸다고 하니 내면 저희들이 잘 살펴보겠다"면서 "제3자든 4자든 5자든, 일단 어제 엉터리 특검법을 저희가 부결시켰고 이 문제를 어떻게 더 풀어갈지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추가로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 역시 한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날 본회의 '이탈표' 논란에 대해 "여러분께서 기왕에 파악하고 계시는 한 분(안철수 의원)은 확인이 됐고, 나머지 중 하나는 한자 부(否) 자 한자 표시에 오기(不)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 한 분은 명시적으로 ('가'가 법안 찬성인지 거부권 동조인지) 착오가 있어서 실수로 기표를 했다는 게 확인됐다"며 " 나머지 한 표도 제가 추론하는 일단의 분들이 좀 계신다. 그 분도 역시 '실수다' 이렇게 저희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단일대오, 특검의 부당성에 대해 함께 뜻을 모은 당초 예상과 실체는 부합한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 등 야권의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 탄핵추진에 대해 날을 세웠다. 한 대표는 "방송4법, 방통위 부위원장 탄핵 등 일련의 과정은 대단히 무도한 입법 폭거"라며 "방통위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보고 국민들이 많이 놀라고 질리셨을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입법 횡포도 모자라 국정을 뒤흔드는 마구잡이식 탄핵까지 시도하고 있다"며 "민주당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검사, 판사, 장관에 이어 방통위원장까지 탄핵을 추진하더니 이제는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탄핵까지 진행하고 있다. 헌법 65조는 국회의 탄핵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방통위법 6조는 위원장만을 탄핵소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애초에 직무대행은 탄핵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월례조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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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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