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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단독] ‘광주 밖 5·18 희생자’ 임기윤 목사에 “국가가 2억1천만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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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70년대 임기윤 목사(왼쪽)와 김대중(오른쪽) 전 대통령. 순교자 임기윤 국가배상 추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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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당시 보안사에서 조사받다가 사망한 임기윤 목사에게 국가가 2억1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 목사는 신군부의 5·18 학살 당시 숨진 네 번째 ‘광주 밖 희생자’다. 광주 밖 희생자는 5월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시기를 전후해 광주가 아닌 지역에서 신군부와 광주 학살을 비판하다 희생당한 이들을 의미한다.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정찬우)는 임 목사의 배우자와 자녀 등 4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임 목사의 정신적 고통 등에 국가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원고에게 2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다만 이는 당초 임 목사의 유가족이 시민단체와 함께 소송을 내며 청구했던 60억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



재판부는 “수사관들의 불법체포와 감금 등 가혹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망인과 유가족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입었을 것이 명백해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목사에 대한 가혹 행위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국가가 배상 책임을 지며, 이를 상속분에 따라 유족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가족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임 목사는 1998년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5·18민주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재판부는 1998년 유가족이 국가의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해 단기소멸시효인 3년이 지났다고 봤다. 민법은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단기소멸시효)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5·18 보상법에 관련 피해 보상을 받으면 추가적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한 것이 2021년 5월이기 때문에, 단기소멸시효의 시작을 언제로 볼 것인지가 항소심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5·18 보상법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이 포함되지 않았다.



유가족 쪽 역시 1심 판결에 크게 반발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유가족의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지향의 이상희 변호사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5·18 사건에 대해 하급심에서 당사자만 소멸시효를 배척하고 가족들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판결이 계속 나오는 것도 유감”이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목사는 박정희 군사정권의 독재와 인권탄압에 맞서 1974년 유신헌법 개헌청원 서명운동을 벌인 인물이다. 이어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 학살이 벌어지자 부산에서 기도회와 시국강연회 등을 열어 광주의 진상을 알렸고 설교 도중 군사정부를 나무랐다. 이에 부산지구 계엄합동수사단은 임 목사 등 부산 민주인사 12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합동수사단에 출석하고 사흘째 쓰러진 임 목사는 8일째 되던 날 사망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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