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비판 기자 폭행한 변호사, 2심 집행유예로 감형

서울중앙지법 청사/사진=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취재 기자와 술자리를 갖던 중 자신과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자를 폭행한 변호사가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4-1형사부(부장판사 양지정 엄철 이훈재)는 23일 특수상해·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공탁금 3000만원을 피해자가 거부하고 있냐"고 확인 질문을 했다. 이에 A씨는 "(피해자와) 지난주부터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며 "더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피해 기자는 엄벌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성향과 다른 기사를 썼다고 피해자를 협박하고 와인병 등의 재물을 손괴한 등의 혐의를 받으며 원심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일관했다"고 했다.

다만 "아직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상태이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며 "재물손괴 혐의 관련 피해자랑 합의했고 3000만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변재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 "술 자리에서 발생한 다소 우발적 범행이며 그간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며 "피해자의 직업이 기자라는 이유로 달리 형사처벌 할 수 없다"고 했다.

판결 선고 후 재판부는 A씨에게 "술자리에서 생긴 한 순간의 실수로 당분간 변호사 업무라는 본업까지 못하게 된 사건이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반성하고 있으며 변호사 업무를 못하는 기간 동안 사회 봉사를 성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21년 11월 서울 서초구 한 와인바에서 일간지 기자와 술을 마시던 중 와인병 등을 던져 다치게 하고 "회사에 얘기해 너를 자르게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해당 기자가 공수처 관련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언성을 높이다 폭행한 것으로 봤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작년 5월 이 변호사에게 정직 6개월 징계를 내렸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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