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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원자력 안전수준 높지만…한국은 책임 소재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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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 결과

머니투데이

22일 대전 KINS 본원에서 열린 IAEA IRRS 결과 보고 기자간담회. 황태석 KINS 부원장(원장 대행), 손명선 원안위 기획조정관, 로라 듀즈 IRRS 팀 리더, 안나 하듀크 브래드포드 IAEA 원자력시설안전국 국장 (왼쪽부터)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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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 시설 및 활동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 기관과 책임자를 명시하도록 원자력안전법을 통해 규제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IAEA는 22일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열린 'IAEA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 수검 결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원자력 물질·방사선원을 사용하는 시설 및 활동에 대한 규제·감독, 비상 대책, 원전 해체, SMR(소형모듈원자로), 일반인 피폭 규제 등을 검토한 결과 원자력 안전 수준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IRRS는 IAEA가 회원국의 원자력 안전 규제체계, 제도 및 활동 등을 국제 안전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권고 및 제안 사항을 도출하는 서비스다. 회원국이 IAEA에 신청해 진행하는 서비스로, 한국이 IRRS 서비스를 받는 건 2011년 7월 첫 수검에 이어 두 번째다. 신청 및 수검 준비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주관한다.

이번 수검은 약 6~9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12일간 현장에서 진행됐다. IRRS 점검단은 14개 회원국 출신의 원자력 규제 전문가 17명과 IAEA 직원 4명으로 구성됐다. 점검단은 원안위, KINS,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한국수력원자력 등 고위 경영진과 면담을 진행하고 울산 울주군 새울 원전, 경주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등을 참관했다.

점검을 이끈 로라 듀즈 IRRS 팀 리더(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제2지역 본부장)는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성과를 확인했다"며 "특히 원안위, KINS, KINAC의 지역 사무소를 통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큰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원안위 등 규제 기관이 대학과 협력해 7000명 이상의 학생에게 원자력 안전을 교육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다만 한국 정부에 △원전 안전 기준을 종합한 단일 문서를 마련할 것 △원자력 활동의 근본적인 책임자를 명시하도록 법으로 규정할 것 △원안위 경영시스템을 개발할 것 등의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듀즈 팀 리더는 "원자력 안전기준에 대한 정책이 여러 문서에 나뉘어 공표돼 있는데, 이를 하나로 통합해 하나의 문서에 모든 내용이 담길 수 있도록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AEA 안전 기준은 원자력 안전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면서 "하지만 한국 원자력 및 방사선에 관한 법률에는 '원자력 시설이나 활동을 궁극적으로 책임지는 기관이나 개인을 명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안위가 규제 기관으로서는 비교적 신생인 탓에 아직 경영시스템이 미숙한데, 효과적인 규제 감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절차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011년 첫 수검에서 도출됐던 권고나 제안 사항이 이번에 다시 지적되진 않았다"며 "한국은 독립적인 규제 기관을 통해 성숙한 규제 시스템을 갖춘 한편, 높은 수준의 원자력 안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IRRS 최종 보고서는 약 3개월 후 한국 정부에 전달된다. 원안위는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고 IAEA의 검토 사항에 따른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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