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훈련, 생산 설비 최적화…제조·헬스케어 분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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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들이 야심차게 선보였던 메타버스 플랫폼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이른바 메타버스 잔혹사다. 반면, B2B 산업 영역에서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세계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이 1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거란 분석도 나왔다.
17일 기준 올해 국내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메타버스 플랫폼은 10곳 안팎이 될 전망이다. 모두 국내 주요 IT기업 및 공공·금융권이 대규모 투자를 한 사업이다. 컴투스 자회사가 운영하는 '컴투버스'를 비롯해, KT의 '메타라운지'·'지니버스', '싸이타운', 카카오게임즈 '퍼피레드 M' 등이 문을 닫거나 닫을 예정이다. 서울시의 '메타버스 서울', 중소벤처기업부의 '디지털 중기청', 신한은행 '시나몬' 등이다.
서비스를 이어가는 곳도 유령 공간이 되거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플랫폼이 많다. 코로나19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경쟁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했지만, 이용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지 못했다. 글로벌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넷플릭스는 16일(현지시간) 메타의 VR 전용 헤드셋으로 가상공간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메타퀘스트' 앱 서비스를 중단했다.
반면 B2B 산업 분야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향후 시장 규모도 B2C를 크게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WEF(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은 2030년까지 1000억 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가상 공간 등 B2C 영역 시장은 5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WEF는 특히 제조업과 헬스케어와 에너지 분야에서 메타버스 산업이 성장할 거라 내다봤다. 폐기물 위협을 억제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메타버스가 활용될 거란 전망이다. 2032년 제조업 분야 시장 규모만 2440억 달러, 에너지 분야에서만 8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육군교육훈련사령부, 울산 현대자동차 시범 공장 등에서 훈련과 교육 및 생산 설비 최적화를 위해 메타버스가 도입됐다.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생산 책임자·작업자가 가상에서 자동차 생산설비를 최적 상태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슈타겐’은 메타버스를 통해 생산라인 설계 시간을 3개월에서 단 3일로 약 97% 단축했다. 생산라인 설치에 필요한 미세조정, 테스트, 통합에 걸리는 시간을 넉 달에서 한 달로 약 75% 줄였다.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을 노린 플랫폼도 등장했다. 라온시큐어는 10일 AI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라온메타를 설립했다. 동물 실험 대체를 위한 교육 ·실험동물 해부 실습을 비롯해 간호술기, 요양보호, 드론 조종, 보안 등 다방면의 실습 교육이 필요한 산업에서 메타버스 기반 실습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한해 동물실험으로 살생되는 동물만 500만 마리인데,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이 동물들을 줄일 수 있다. 드론 운전도 서울에서는 거의 날릴 수가 없는데, 메타버스에서는 훈련이 가능하다. 비용이 많이 드는 반도체 공정 실습도 메타버스를 통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서 "이러한 교육콘텐츠와 교육자를 연결해주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안유리 기자 (inglas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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