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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아파트 화단, 강변, 샴푸통…전국 2천여곳에 마약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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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찰 로고.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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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필로폰 등 마약류 60억원 규모를 밀수입해 유통한 혐의로 일당 7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강동경찰서는 9일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필로폰 등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하거나 원료를 반입해 합성 마약을 제작하고 이를 유통·보관·운반·홍보한 ㄱ(23)씨 등 일당 70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1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ㄱ씨 등을 총책으로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해 판매한 유통책, 오피스텔·빌라 등을 빌려 마약류를 보관하는 보관책을 비롯해, 특정 장소에 마약을 소분해 가져다 놓는 운반책, 원료물질 밀수·제조책, 마약홍보·소통방 운영책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지만, 이들 모두 일면식이 없는 사이로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모의하고 비대면으로 거래를 진행했다고 한다. 텔레그램에서 마약류를 소분해 은닉할 지점을 전달받은 운반책들은 해당 장소에 마약류를 소분해 숨겨뒀고, 매수자들은 코인 대행업체의 무통장 계좌나 비트코인으로 마약 대금을 지불한 뒤 놓여진 마약을 가져갔다. 이들이 이렇게 유통한 필로폰·케타민·허브·합성 대마·엑스터시·엘에스디(LSD) 등 각종 마약류는 파악된 것만 6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집과 은신처, 좌표 장소 등에서 케타민 2.3㎏, 대마초 1.7㎏, 합성 대마 26㎏, 엑스터시 2797정 등 40㎏ 상당 마약과 판매 수익인 1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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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마약류 일부. 강동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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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는 지난해 9월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것을 묻는 젊은 남성이 있다”는 112신고에서 시작됐다. 출동 당시 화단에선 풍선에 담긴 흰색 가루(마약)가 있었다. 이들은 국제택배를 통해 각종 마약을 밀수해 샴푸 통 등에 숨겨 대전 지역으로 택배를 발송하려다 발각되거나, 베트남에서 반입한 원료로 13㎏ 상당의 합성 대마를 제조해 여행 가방에 담아 경기도 안성의 한 하천변 땅속에 묻어뒀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이렇게 마약이 숨겨진 장소는 경찰이 파악한 것만 전국 2천여 곳에 달했다.



경찰은 현재 필리핀으로 출국한 또 다른 유통 총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 운영자와 다수의 운반책·매수자 등도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장기간 마약유통범죄를 저질러왔을 것으로 보고 전국 경찰관서에 텔레그램 채널명 및 피의자 정보를 공유해 각 관서에서 취급 중인 피의자 불특정 사건과 대조해 남은 죄를 최대한 밝혀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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