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며 인질 귀환을 위한 협상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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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전쟁이 9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서 기본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기본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데 수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극우 인사들의 반대로 협상 타결이 불발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3일(현지시간) CNN은 협상 상황에 정통한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위한 기본 합의를 목전에 뒀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하마스의 제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 이스라엘 측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동의하는지가 관건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아직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 나온 바 있다. 이스라엘군이 ‘인질을 무사히 데려올 방법은 영구적 휴전뿐’이라는 취지로 휴전에 찬성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이에 반대하며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러한 정황을 보도한 뉴욕타임스를 비난하며 “패배주의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스라엘 측 협상 대표들이 앞으로 며칠간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과 세부 협상 단계로 진입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및 석방 순서 등 세부 사항을 협상하는 데에 몇 주간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할 가능성도 크다.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중재국 카타르와 이집트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완전한 휴전과 이스라엘군 철수를 보장하기 위한 몇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27일 미국 등 중재국에 휴전안을 제시했고, 하마스가 지난달 11일 주요 부분을 수정해 이스라엘에 역제안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스라엘 등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돼 양측의 논의는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였다.
하마스의 이번 제안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최신 제안을 받았다”며 이를 검토한 뒤 답변을 중재국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에서 협상 타결에 대한 요구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인질의 조속한 귀환을 요구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정부를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매주 열리는 와중에 인질 및 실종자의 가족들은 최근 더 큰 시위를 예고하고 나섰다. ‘인질 및 실종 가족 포럼’은 성명을 내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은 인질 귀환을 위한 합의에 찬성한다는 것을 거듭 보여줬다. 우리는 정부가 다시 합의를 무산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질을 완전히 데려오지 않는다면 모든 이스라엘 시민이 거리로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안팎에서 고립됐다. 휴전안을 둘러싸고 군과 마찰을 빚었다는 보도가 나온 데다, 미국과 국제사회도 휴전을 종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이스라엘군과 미국은 차이가 있을지언정 가자지구 전략에선 점차 비슷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으나, 네타냐후와 극우 동맹은 그런 전략을 갖는 것조차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251명을 납치해 인질로 끌고 갔다. 지난 9개월 동안 109명이 풀려났고, 이스라엘군이 7명을 구출했다. 19명은 사망한 채 발견됐는데 이중 3명은 이스라엘군이 실수로 사살했다. 전쟁 이전부터 붙잡혀 있는 4명을 포함하면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은 120명으로 추정된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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