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 시절 나눈 대화 언급
강서구청장에 김태우 추천한 듯
포항시장 자리에도 개입 알려져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구청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당선 후 유죄가 확정돼 직을 상실했던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이 심화하면서 정치적으로 파장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대통령이) 저한테 특정 시장 공천을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서울에 어떤 구청장 공천을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 없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좋지 않냐 이런 말씀 하신 것도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 의원이 언급한 구청장은 김 전 구청장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공천 과정에서 서울지역 구청장 공천 권한을 가진 당시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에게 강서구청장 후보로 김 전 구청장을 추천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기존에 후보로 나섰던 사람들은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구청장 공천을 언급한 시점은 대통령 당선인 시절로 추정된다.
검찰 수사관 출신의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했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상황이었다.
당선이 되더라도 형이 확정되면 구청장직을 잃을 우려가 컸다. 실제 김 전 구청장은 당선 후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구청장직을 박탈당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구청장이 직을 상실한 뒤엔 대통령 고유 권한을 활용해 정치적 복귀의 길을 열어줬다.
이준석 “검찰서 조사하겠다면 더 확실한 것 말할 의향”…수사 움직임에 반격
윤 대통령 ‘공천개입’ 언급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김 전 구청장을 사면·복권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을 공천했고, 보궐선거가 열리게 한 책임자를 다시 공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선거에서 참패했다. 이에 따라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여권의 위기가 심화했다.
이 의원(사진)이 언급한 시장 공천은 경북 포항시장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 의원에게 현 이강덕 시장이 아닌 다른 인사를 공천해달라고 직접 요청했지만 이 의원 등 당시 지도부가 거절해 공천이 성사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수사하는 창원지검에서 자신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보도를 두고 “(당시 김 전 의원이 받은) 공천 전반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는 건 당대표이니까 그런 맥락일 것”이라며 “혹시라도 검찰에서 확인할 부분이 있어서 조사를 하겠다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얘기해줄 의향이 있다”고 했다.
초점을 다시 윤 대통령 공천개입으로 돌리고 자신이 검찰에 출석해 대통령의 공천관여에 대해 진술할 수 있음을 경고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당시 공천권은 명씨와 친분이 있는 이 의원이 행사했다고 공세를 취하고, 검찰이 이 의원도 수사 대상에 올릴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조미덥·문광호·민서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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