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는 자영업자 급증…연체액 11조 '역대 최대'

1분기 전 금융권 연체율 1.66%

3개월 새 0.33%↑…11년래 최고

가계대출 포함 대출잔액 1056조

1인당 평균 9389만원 '빚더미'

연소득 39% 원리금 갚는데 사용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음식점 모습. 뉴시스

고금리 장기화와 소비 부진 등으로 자영업자가 갚지 못한 사업자대출 원리금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전체 가계대출자의 빚 상환 부담도 갈수록 확대돼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두 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1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3월 말)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모두 10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체액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연체액 현황을 합산한 결과다.

양 의원은 200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가장 큰 연체 규모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4분기(8조4000억원)와 비교해선 3개월 만에 2조4000억원 증가한 수치에 해당한다.

분기별 연체액 증가 폭(직전 분기 대비)은 지난해 1분기 2조2000억원(2022년 4분기 4조1000억원→2023년 1분기 6조3000억원)에서 2분기 1조원(6조3000억원→7조3000억원), 3분기 1조원(7조3000억원→8조3000억원), 4분기 1000억원(8조3000억원→8조4000억원)으로 계속 줄다가 다시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자영업자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율도 급증했다. 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1.30%에서 올해 1분기 1.66%로 3개월 새 0.33%포인트 뛰어 2013년 1분기(1.79%)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현재 1055조9000억원(사업자대출 702조7000억원+가계대출 35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053조2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 더 늘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나아가 가계대출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도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한은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1분기 말 현재 1973만명이 총 1852조8000억원의 가계대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1인당 평균 9389만원씩 금융권 대출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대출자 수와 대출 잔액은 각 6만명(1979만명→1973만명), 5000억원(1853조3000억원→1조852조8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1인당 대출액은 22만원 늘었다.

이들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38.7%로 추산됐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즉 우리나라 가계대출자는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약 39%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자 평균 DSR은 2022년 4분기 40.6%를 찍고 이후 지난해 3분기 38.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해 4분기 38.5%로 상승한 이후 두 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도 지난해 4분기 58.2%에서 올해 1분기 58.8%로 더 높아졌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2401만원을 기록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센터장은 “소비지출이 다소 살아났지만 고물가 및 통화 긴축 등에 따른 심리지표 저하, 구매력 약화로 내수 탄력이 둔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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