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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이슈 취업과 일자리

경력직 선호에 대학 못떠나···청년 취업자 1년 7개월째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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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용 양·질 모두 악화

'그냥 쉰다'도 다시 늘어 40만명

일자리 자체가 없어 지원책 한계

"기업 활성화로 노동유입 늘려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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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요즘에는 경력을 지닌 소위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한국경제인협회)

“정기 공채는 줄고 수시·상시 및 경력 채용의 증가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한국노동연구원)

청년층 취업자가 1년 7개월째 줄어드는 가운데 질적 악화 현상도 확연해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경력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청년들은 고용 시장의 문턱에서 좌절하며 “별다른 사유 없이 그냥 쉬고 있는” 취업 포기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맞춤형 일자리 창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전체 취업자는 383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만 3000명이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가 2022년 11월(-5000명)부터 1년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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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기업 채용 경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대기업 채용동향·인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의 25.7%는 경력을 갖고 있으면서 신입직으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중고 신입’인 셈이다. 이는 2022년(22.1%)과 비교하면 3.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3월 발간한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 공개 채용의 경우 2019년 전체 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9.9%였는데 지난해 35.8%까지 줄었다. 공채를 시행 중인 기업 중에서도 5곳 중 1곳은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기업은 수시 채용을 통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것을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조직 경험을 몇 년 정도 가진 경력 신입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추세로 인해 대학을 떠나지 못한 채 재학 중인 청년층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쉰 청년층은 1년 전보다 1만 3000명 늘어난 39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5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020년(46만 2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정부는 지난해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을 위한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발표했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에는 여전히 효과가 미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가기술자격 시험 응시료 지원, 청년의 심리 상담, 청년 인턴 확충 등 변죽을 울리는 방안보다 고용을 직접 확대할 수 있는 대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대기업은 고금리 등 투자 위축에 따라 신규직보다 경력직 채용 기조를 굳히고 있고, 청년층은 학교에 머물러 있으면서 구직 의욕 상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됐다”며 “취업 지원에 앞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기업 활성화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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