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엘리트' 선매수자들 급매 속출
"전세 낀 집 빨리 팔게요" 대란
마포·과천 등 풍선효과 기대감도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은 대로변 앞문은 걸어 잠갔지만 대부분이 영업 중이었다. 공인중개사들은 휴대전화를 붙들고 정신없이 통화하면서 인기척이 있으면 그제야 '진짜 손님'인지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진행 중인 이상 거래 현장 점검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전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전역으로 확대하자 매도자 우위였던 시장 분위기는 하루 만에 매수자 우위로 바뀌었다.
미리 '상급지'매수한 잠실 아파트 매도자…“호가 1억~2억원 내릴께요”
토허구역 효력이 발생하는 이달 24일부터는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반면 매수인들은 가격이 좀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느긋한 모습이다.
잠실 공인중개사 A씨는 “이곳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부터도 가격이 오르고 있었고, 5년간 이미 규제받아온 지역이어서 다시 지정됐다고 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재지정하면서 강남과 용산은 오른다고 정부가 찍어준 꼴”이라고 말했다.
━
“실거주자들은 시장 방향성 지켜보면서 버틸 것”
토허구역 지정에서 벗어나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마포구 부동산에는 매수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덕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화가 많이 오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발표가 난 어제(19일) 하루 전화가 뚝 끊겼다”며 “그런데 오늘 오전부터 다시 매수 문의, 갭투자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의 공인중개사 대표는 “강남 3구가 묶이니 풍선효과로 과천으로 매수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강남 시장이 가라앉으면 덩달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동시에 있어 다들 시장 방향성을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찾은 부동산에선 “어떻게 정책을 호떡 뒤집듯 바꾸느냐”는 원성이 쏟아졌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을 6개월로 잡은 것도 결국 정치적인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며 대선 이후로 공을 넘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남구 방배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이제 갭투자했던 매물을 소화할 매수자가 없으니 전세 매물이 품귀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매맷값을 밀어 올리는 상황이 1∼2년 안에 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