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방북 비용 대납했단 2019년, 당선무효형으로 정치활동 끝났단 분위기”
檢 “항소심 뒤에도 대외 정치활동 적극 나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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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을 북한에 대납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는 ‘상식에 어긋난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방북 비용이 대납됐다는 시기는 자신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뒤라서 방북할 동기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검찰은 이 대표가 해당 시기 대외 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수원지검에 출석해 대북송금 의혹으로 조사받을 당시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김성태는 800만 달러를 북에 대납한 이유를 ‘진술인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를 기대해서’ 등으로 설명하는데, 김성태가 북한에 30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2019년 11월~12월은 당선무효형을 받은 후라 도정과 재판 외엔 감내하기 어렵고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자신의 대북송금 재판에서 같은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 대표가 2019년 9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아 대선 피선거권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었는데, 북한 측에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위험스러운 방북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이씨 사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이 대표의 항소심 선고 뒤에도 경기도가 북한 측에 두 차례 대표단 초청 요청 공문을 보낸 점 등을 거론하면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대표를 기소한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서현욱)는 당선무효형 선고 뒤인 2019년 9월부터 김 전 회장이 북한에 300만 달러 대납을 완료한 2020년 1월까지의 이 대표의 활동 등을 토대로 “이 대표가 당선무효형 판결 뒤에도 대내외적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는 등 예비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검찰은 이 대표가 당선무효형 선고 직후인 2019년 9월 10일 한 경제지와 인터뷰하면서 “내 재판 결과보다 흔들리지 않는 경기도정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등 정치 활동 의지를 다졌다고 보고 있다. 해당 기사엔 “이 지사는 2심 재판 이후 외부행사를 줄이자는 주위의 권유를 물리쳤다. 예정대로 진행하고 더 활발하게 활동하겠다고 밝혔다”는 대목도 등장한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해당 시기 적극적인 당내 정치 행보를 보인 점에도 주목한다. 이 대표는 2019년 10~11월 당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박광온·김진표 의원 등 당내 친문 핵심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2019년 10월 양정철(왼쪽부터) 민주연구원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경기 수원시 모처에서 가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민주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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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도 이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구명 운동에 적극 나섰다. 당시 전해철·정세균·원혜영·안민석 의원 등 다수 의원이 이 대표 탄원서 제출에 동참했고, 일부 의원은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도 참여했다. 2019년 11월 박지원 의원은 대법원에 이 대표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며 언론에 “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 받는다면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시기 대외 활동도 지속했다. 이 대표는 2019년 11월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 참석, 같은달 26일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간담회, 27~30일 중국 충칭시 방문 등 활동을 이어갔다. 2019년 12월 3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등과 함께 광역단체장 최초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날은 공직선거법 사건의 상고심 선고 시한(3개월) 만료 이틀 전이었다.
이 대표는 2020년 신년사에서 “평화 시대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면서 “대북지원 사업자 지정으로 독자적인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할 발판이 마련된 만큼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봤을 때 “김성태 전 회장이 방북 비용을 대납했을 당시는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분위기”라는 이 대표와 이화영씨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표는 2020년 7월 대법원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당선무효형을 면하고 지사직을 유지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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