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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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중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대출액이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체의 부동산 PF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은 모두 10%를 넘어섰다. 금융 당국의 조치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예정이라 부실채권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조선비즈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경영공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 PF 대출은 총 9조4733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고정 이하 판정을 받은 대출은 1조1424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 12.06%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은 통상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일반 대출에선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어려운 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판단한다. 부동산 PF 관련해선 연체가 없더라도 사업성 측면에서 나쁜 평가를 받아 대출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정된 채권 역시 고정이하여신에 속한다. 그렇기에 부동산 PF 대출에선 연체액보다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더 크게 집계될 수 있다.
부동산 PF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넘긴 저축은행은 45개로 전체 저축은행의 절반을 초과했다. 자산규모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저축은행 중 상상인(29.10%), 신한(15.60%), 페퍼(15.54%), OK(14.00%), 웰컴(13.77%), 한국투자(12.46%) 등 6개 사가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비율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부동산 PF에서 연체가 발생한 규모도 부실채권 규모와 비슷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전체 부동산 PF 중 연체액은 1조382억원으로 집계돼 연체율 10.9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2.70%임을 고려하면,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다른 금융권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이 10% 이상인 저축은행은 43곳이다. 10대 저축은행 중에선 상상인(18.97%), 페퍼(17.32%), OK(15.33%), 웰컴(12.98%), 한국투자(10.71%) 등 5개 사가 10%를 초과하는 연체율을 기록했다. 자산 2위 OK저축은행은 연체채권(1573억원)과 고정이하여신(1437억원) 액수가 가장 컸다.
당장 2분기 들어 업계의 부동산 PF 부실채권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달부터 금융 당국이 더욱 엄격해진 부동산 PF 평가 및 관리 기준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3일, ‘부동산 PF 연착륙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업장 평가등급을 세분화하고 평가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특히 브릿지론(개발사업 초기 단계 대출)에 대한 새 평가기준이 마련돼 6월부터 부실채권으로 편입되는 부동산 PF 대출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PF 중 초기자금유치 단계로 본 PF와 비교하면 안전성이 떨어지나 저축은행에서 다루는 비중이 크다. 정책 발표 당시 금감원은 “저축은행 등 중소금융권엔 평가기준 개선에 따른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금융 당국과 저축은행업계 모두 부동산 PF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부실채권 경공매 독려에 나섰으며 처분 실적이 저조한 금융사엔 현장점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보험업권과 손잡고 최대 5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조성에 돌입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중앙회 차원에서 부동산 PF 채권 정리를 위한 3500억원 공동펀드를 만드는 중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중 자체 정리펀드를 조성하고 추가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캠코 매각 및 경공매 활성화 등을 통해 부실자산을 조속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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