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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라이시 헬기 추락사 재구성…"시신 불타 반지로 신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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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는 손목시계로 확인

뉴시스

[테헤란=신화/뉴시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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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지난 19일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한 고(故)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끼고 있던 반지 덕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탑승했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신원은 손목시계로 확인할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시간에 걸친 수색 시간을 포함해 사고 전후를 재구성한 25일(현지시각)자 기사에서 이 같이 보도했다. 이것은 이란 고위 관리들과 국영방송, 영상, 정부 성명, 오픈소스 보도와 사고 인근 위기관리센터에 갔던 사진작가의 진술 등을 종합한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라이시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헬기 탑승 전 공동 기도회를 열었다. 누군가 점심을 먹자고 제안했지만 대통령을 다음 목적지로 가려면 서둘러야 한다며 거절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헬기 창가쪽에 앉았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활주로에 몰려든 군중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멈춰섰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은 가슴에 대고 다른 한 손은 갈색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오후 1시께, 이란과 앙제르바이잔 국경에 있는 헬기장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를 가운데 두고 헬기 3대로 구성된 호송기가 이륙했다. 그러나 30분 후쯤 지나자 대통령 헬기가 사라졌다.

대통령과 함께 탑승했던 이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겨우 연락이 닿은 타브리즈 지역 성직자(이맘)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리 알하솀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당황한 듯 말했다. 그 역시 "몸이 좋지 않다"고 하고 2시간 후 연락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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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AP/뉴시스] 지난 20일 이란 국영통신 IRNA가 제공한 사진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국경 인근에서 이륙하고 있다.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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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 대통령은 당일 오전 아제르바이잔 국경 지역 공동 댐 건설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 곳을 방문했다. 영상을 보면 이들을 태운 헬기 3대가 이륙할 당시 짙은 안개가 끼었던 것이 보인다. 헬기는 계획된 비행 경로를 따랐지만 이륙 직후 녹색 산이 구불구불한 계곡에서 짙은 안개를 만났다.

선두 헬기엔 교통부 장관과 비서실장이 타고 있었다. 헬기가 막 안개를 벗어났을 때 조종석에서 소란이 일었다. 교통장관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물었고, 조종사는 대통령 헬기가 무전에 응답하지 않는다며 비상 착륙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 헬기는 여러 번 주위를 돌며 사라진 헬기를 찾았지만 안개가 시야를 가려 계곡으로 내려갈 수 없었다. 결국 2대의 헬기는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 46마일 떨어진 이란 북서부 산 속의 한 구리광산에 착륙했다.

이 곳은 곧 임시 위기센터가 됐다. 그러나 겨우 연락이 닿은 이맘 하솀도 "난 나무 한가운데 있다. 나 혼자이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불에 탄 나무가 있는 숲 속에 있다"는 말을 남기고 2시간 후 연락이 끊겼다.

정확한 위치는 여전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헬기 신호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 헬기가 추락했고 탑승자들이 중상 또는 사망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들은 공황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부에 통보하고 긴급 수색구조대를 요청했지만 악천후와 산을 휘감아 도는 좁은 도로로 도착하는 데에만 몇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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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자간=AP/뉴시스] 지난 19일(현지시각)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탑승 헬기가 추락한 안개 자욱한 이란 북서부 바르자간 인근 산악지대 인근에 구조대 차량이 모여 있다.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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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테헤란에선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무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이 예정된 내각회의를 주재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회의가 끝날 때까지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소식을 접하고 자택에서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질서 유지를 당부했다.

대통령 헬기가 '경착륙'했다는 보도가 이른 오후 국영TV를 통해 나오기 시작했다. 몇 시간 동안 라이시 대통령과 탑승자들이 안전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돌기도 했다. 그리고 정부는 오후 11시 관영 언론에 '기도 요청'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하고 다음날 오전 공식 발표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추락 현장을 찾은 것은 이란의 첨단 드론이다. 홍해에 배치돼 있었기에 튀르키예에 야간 투시 기능이 있는 아킨치 드론을 요청해 열원을 감지했지만, 궁극적으로 현장을 발견한 것은 이란의 드론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장엔 오트바이 자원봉사대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영상에선 이 중 1명이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며 라이시 대통령 애칭 "하즈 아하, 하즈 아하"를 외친다. 그리고 이내 부서진 헬기 꼬리와 잔해, 땅에 흩어진 짐을 보며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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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헬기 추락 사고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 시민들이 운구 차량을 따르고 있다.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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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방부는 성명에서 헬기가 충돌로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예비 조사 결과 기체에 총탄 등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관리들은 보안 프로토콜이 준수됐는지, 악천후 속에 왜 헬기를 타고 이동했는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한다.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의 시신은 잔해 인근에서 발견됐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탄 상태였다.

라이시 대통령은 반지로,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그가 차고 있던 손목시계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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