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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北 리영철 대사, 아세안 만찬 등장…韓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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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라오스 전통복 착용…최선희 외무상 대참

기념촬영 조태열과 어색한 조우…대화는 안 나눠

뉴시스

[서울=뉴시스]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26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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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뉴시스] 변해정 기자 =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26일(현지시각)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 장소에 등장했지만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했다.

리 대사는 이날 오후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만찬이 진행되는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회색빛 라오스 전통 옷을 입고 등장했다.

리 대사는 한국 취재진임을 밝히며 '최선희 외무성은 왜 안 왔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와의 군사·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북한 측 입장을 묻는 와중에 회의장 안으로 입장했다.

170㎝ 조금 넘는 키에 풍채가 있는 리 대사는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다음 순서로 입장했고, 잠시 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뒤이어 등장했다.

기념 촬영이 끝나는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국 취재진이 재차 '북러 협력에 관한 규탄 목소리가 나오는데 대해 입장 있는가',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만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임하는 소감은 어떠한가' 등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기념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조 장관과 리 대사는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조 장관은 '리 대사와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이라고 짧게 답하고는 만찬장으로 옮겼다.

만찬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머무는 만큼 조 장관과 리 대사가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최근의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접촉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 대사는 최선희 외무상 대신 ARF에 참석한다.

북한은 지난 2000년 ARF에 가입한 뒤 외무상을 참석시켜오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의 주최국 주재 대사나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수석대표로 보냈다. 올해는 의장국인 라오스 측이 돈독한 관계인 북한에 최 외무상의 참석을 관철시키려 열의를 보여왔지만 성사시키진 못했다.

ARF에는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을 비롯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외교수장이 모두 참석하는 만큼 참가국들은 한반도,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미얀마, 중동 등 역내 이슈 관련 자국 입장을 주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는 러북 간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통해 군사·경제협력을 강화한 데 대해 강력 규탄하고 단합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ARF 의장성명에 북러 밀착을 비판하는 내용이 반영되도록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은 지난 25일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공항에 입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의 가장 중요한 안보 이익인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러북 간 불법적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북한은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고립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무대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의장성명은 일종의 국제적 여론으로 평가되는 만큼 참여국 간 입장 조율이 까다롭고, 북한과 긴밀한 관계인 의장국 라오스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우리 정부가 원하는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문안을 조율 중이기에 지금 예단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한반도 이슈가 올해 특별히 더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외교 채널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어 며칠내 결론이 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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