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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트럼프 눈과 귀 장악”... ‘인간 프린터’ 별명의 32살 女보좌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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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뉴스 정리해 인쇄 후 트럼프 전달

美매체 “트럼프의 눈과 귀 장악… 상당한 역할”

조선일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좌관인 나탈리 하프. /공화당전국위원회(R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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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캠페인 역사상 가장 독특한 역할을 맡은 보좌관.”

미국의 온라인 매체 ‘더 불워크(The Bulwark)’가 22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고리 참모인 나탈리 하프(Natalie Harp·32)를 조명했다. 선거 캠프 안팎에서 ‘인간 프린터(human printer)’라 불리는 하프의 역할은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다니며 소셜미디어(SNS)상의 주요 게시물을 레터 사이즈(가로 8.5인치, 세로 11인치) 용지에 인쇄해 트럼프에 제공하는 것이다. 매체는 “미 대선 캠페인 역사상 독특한 열할을 맡은 보좌관”이라 했는데 트럼프의 눈과 귀를 장악한 이 여성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다고 한다.

권력자와의 거리가 짧을수록 권력의 크기는 커지는 미 정치권에서 하프는 누구보다도 트럼프와 가까운 인물이다. 평일에는 트럼프가 ‘성추행 입막음 돈’ 사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뉴욕 맨해튼 법정의 변호인석 가까이에 앉아 있고, 주말엔 트럼프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같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 등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엔 하프가 뉴욕 법정에 출두하는 트럼프와 동행할 때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사진이 미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하프는 많고 많은 SNS 글과 뉴스 기사들 중에서 트럼프가 꼭 읽어야 할 것을 추리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하면 77세 노인인 트럼프가 스마트폰으로 눈이 피로해지지 않고도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매체에 “대통령(트럼프)이 무언가를 보게 만드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나탈리를 통하는 것”이라며 “그녀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했다. 하프는 캘리포니아주의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 2015년 미국 내에서 보수 색채가 강하다고 평가 받는 리버티대를 졸업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눈에 들기 시작했는데, 트럼프는 2019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하프의 외모를 언급하며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했다. 또 유세 연설에서는 하프를 무대 올리며 “그녀는 내가 본 적이 거의 없는 사람처럼 텔레비전 화면을 환하게 비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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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나탈리 하프. /리버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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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는 2020년 선거 이후 ‘원 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OANN)’의 앵커가 돼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이른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에 영합했다. 지난해부터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에 합류했는데 트럼프의 SNS에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라고 한다. 21일 트럼프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포함된 영상이 올라와 비판이 쏟아졌고, 19시간만에 삭제됐다. 트럼프 캠프는 대변인 성명에서 “하급 직원이 게시한 것이고 트럼프는 잘못이 없다”고 했는데, ‘더 불워크’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직원이 하프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프에 대한 트럼프의 신뢰는 상당하다고 한다. 복수의 내부자들은 “대통령에게는 나탈리처럼 끊임없이 정보를 제공하고 컨베이어 벨트처럼 명령을 받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녀만큼 선거 운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은 없다” “얼마나 똑똑하고 대통령이 얼마나 그녀에게 의존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프는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을 총괄하고 있는 수지 와일스·크리스 라시비타 등의 관리 감독도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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