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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한화에어로 자부심 '레드백'...절반의 성공 얘기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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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백, 주요 구성품 80%가 외국산·면허생산
수출 겨냥하면서 국산화에 소홀…한계로 지목
선 내수 후 수출·정부의 국방 기술 투자 절실


국내 방산업체가 시작부터 수출을 겨냥해 기획하고 개발한 첫 미래형 궤도 장갑차 '레드백'을 순수 국산 무기로 볼 수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레드백의 주요 특장점으로 거론되는 대부분의 부품이 외국산이기 때문에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업체와의 활발한 협력을 전제로 하는 만큼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선(先) 내수 후(後) 수출과 정부의 적극적 국방 기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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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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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수출형 장갑차 '레드백'

레드백(Red-Back)은 지난해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개발한 보병 전투 차량이다. 한화의 호주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탄생했다.

애초부터 국내 최초 수출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우리 국군에 실전 배치돼 성능이 검증된 K21 보병전투장갑차 개발 기술에 K9 자주포의 파워팩(엔진+변속기) 솔루션을 더해 방호력과 기동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레드백이란 이름도 호주 육군이 차기 전투장갑차를 도입하는 '랜드400 3단계 사업'에 참여하면서 호주에서 서식하는 강한 독성을 지닌 '붉은등독거미(Redback spider)'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5년 간의 경쟁 끝에 이 사업에서 독일 방산업체를 제치고 2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따냈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주요 구성품 80%가 외국산' 한계

하지만 레드백의 구성품 가운데 80%가량이 국산이 아니란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방산연구회에 따르면 레드백의 주요 구성품의 약 80%가 면허생산한 제품이거나 외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제작한 하부 차제를 살펴보면, 엔진은 독일의 MTU사 제품을 국내 STX엔진에서 면허 생산했다. 변속기는 미국의 앨리슨사 제품을 SNT다이내믹스에서 면허 생산한 제품이다 압내장형 유기압식 현수 장치는 국내 모토롤에서 생산했다. 해당 주요 부품은 그나마 국내에서 면허 생산한 제품이다.

외국산 부품도 상당하다. 소음과 진동을 감소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고무궤도 CRT(Composite Rubber Track)는 캐나다의 수시(Soucy)사 제품이고, 장갑재는 양산 간에 호주의 비살로이 스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레드백 포탑은 거의 대부분 외국산이다.

포탑과 원격사격통제체계 RWS(Romte Weapon System)는 호주 EOS사, 주무장인 30mm 기관포는 미국의 노스롭 그루먼사, 스파이크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라파엘사 제품이다. 그리고 차량 내부에서 외부를 360도 전 방향 감시한다는 아이언비전과 대전차 미사일을 방어하는 아이언 피스트는 이스라엘 엘빗시스템사가 만들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향후 레드백이 호주 현지에서 직접 생산되고 캐나다와 이스라엘 제품을 호주 현지에서 직접 수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국산화율이 현재 약 20%에서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백의 국산화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수주를 위해 호주 현지와 글로벌 업체와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출을 겨냥해 개발된 장비이고 호주 정부도 현지 업체와의 활발한 협력을 근거로 레드백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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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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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겨냥이 부담 키워 …선(先) 내수로 국산화율 높여야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의 레드백 케이스가 국내 방산산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레드백의 경우 수출용에 방점을 찍고 기업 주도로 개발하면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현재 수출하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천궁 그리고 우리가 수입하는 미국의 F-15K, 아파치 헬기 등의 최초 개발은 모두 해당 국가이 군에서 사용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개발했다. 이 경우 내수가 먼저 충족되면서 수출이 부진하더라도 손해 볼 것이 없다. 오히려 수출로 연결되면 부수입으로 이어진다.

국방 기술의 경우 시장성이 없어 기업이 자체 투자를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결국 정부가 주체인데 신기술, 신제품 소요를 제기하고, 그에 걸맞은 예산을 투자해 줘야만 기업이 참여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전적으로 달라지는 셈이다.

레드백의 경우 호주 수출을 위해 업체가 연구개발비를 자체 투자해 개발했다.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면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고스란히 손실이 된다.

따라서 사업 계획 초기 모형부터 국산화율을 높이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는 선(先) 내수 후(後) 수출과 정부의 적극적 국방 기술에 대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은 "레드백은 내수에 기반하지 않고 수출을 목적으로 업체가 자체 투자해 개발한 것인데 이러한 방식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무기체계는 해당 국가의 요구에 의해 먼저 개발되고 수출은 그다음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에서 한화가 레드백 개발 비용을 정부에게 받고 내수를 통해 다양한 전시 상황을 가정해 먼저 사용됐다면, 호주 외 다른 국가들도 공략하기가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설비를 놀리지 않기 위해 무조건 수출을 따내야 하는 상황인데, 환경적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데이터가 아직 명확치 못한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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