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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러, 우크라 북동부로 지상군 전투 확대…전쟁 중대 국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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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우크라이나 경찰이 러시아군이 진격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하르키우주 북부 국경 지역 보우찬스크에서 불타는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보우찬스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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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국경을 넘어 하르키우주로 지상군을 진격시키면서 지상전 전선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북동부까지 확대했다. 병력과 무기에서 밀리는 우크라이나군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면서 지상전에서 우위를 확고히 하는 한편, 이 지역을 ‘완충 지대’로 확보하려는 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현지시각) 자국군이 10일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지역 볼고로드에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로 진격한 데 이어 국경 인근의 5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시에서 북동쪽으로 70㎞ 정도 떨어진 보우찬스크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벌인 뒤 지상군을 투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플레테니우카, 오히르체베, 보리시우카, 필나, 스트릴레차 등 5개 국경 인근 마을을 해방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마을들은 국경에서 3~5㎞ 정도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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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쪽은 국경 인근 마을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이틀째 이어졌다고만 했다. 올레흐 시네후보우 하르키우주 주지사는 이렇게 밝히고 앞으로 “전투가 더욱 확산되고 압박이 증대되며 주둔 군대가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 130만명의 우크라이나 2대 도시인 하르키우시에서 주민들이 대피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크라스네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전투가 벌어졌다며 “우리 군인들이 이틀째 반격을 가하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군의 공격 이후 1700명가량의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자사 기자들이 주민 대피 지원팀과 동행하고 있다며 많은 건물이 파괴되고 도로는 인적이 끊겼다고 전했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공습을 이어가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도로 곳곳에 폭격으로 큰 구멍이 생겼고 불타는 건물들도 많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보우찬스크 지역 군정청 책임자 타마즈 함바라시빌리는 “(러시아) 국경 주변 마을 상황이 엄청나게 나쁘다”며 “공습이 이어지고 미사일과 야포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초기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시 주변까지 밀고 들어갔으나, 4월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반격에 직면해 두 지역에서 철수했다. 특히, 그해 9월 이후에는 하르키우주에서 병력을 완전히 철수하고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부 헤르손주 등에만 지상군을 배치해왔다. 그 이후 하르키우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공격 목표가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저지할 완충 지대를 자국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지역에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이 지시 이후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주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면서, 이 지역을 완충 지대로 확보하려는 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들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주에서 전술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지상군 작전이 러시아군의 ‘봄철 대공세’로 이어질 경우 2년을 훌쩍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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