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너 서클 16명이 집필 ‘아메리카 퍼스트 접근법’ 발간
2018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이 공동 합의문에 서명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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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거 집필에 참여한 책 ‘미국 안보를 위한 아메리카 퍼스트 접근법(An America First Approach to U.S. National Security)’이 9일 출간됐다. 워싱턴 정가에서 사실상의 ‘트럼프 인수위원회’로 통하는 친(親)트럼프 싱크 탱크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연구소(AFPI)’가 기획한 342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철학과 방향성이 담겨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릭 페리 전 에너지부 장관, 채드 울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 로버트 윌키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 16명이 이 책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모건 오테이거스 전 국무부 대변인은 2018~2019년 미·북 대화와 두 차례 정상회담을 “아메리카 퍼스트 외교의 성공 사례”라고 책에 적었다. “미국의 국력, 대통령의 리더십, 힘에 의한 평화, 동맹과 같이 일하지만 때론 미국이 국익에 따라 혼자 행동할 수 있다는 경고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했다. 오테이거스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대해 “미국은 문 대통령의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그가 원했던 것보다 더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며 “문 대통령이 너무 북한에 양보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고의로 그를 싱가포르 회담에서 배제시켰다”고 했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해선 “트럼프와의 개인적인 유대가 미·일 관계를 강화하고 공통된 목표를 추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키스 켈로그 전 국가안보보좌관 대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래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지 여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참여하느냐에 연동시켜야 한다”고 했다. “영토 전부를 돌려 받지 못하는 결과를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사람이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는 트럼프의 말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침공당한 영토를 수복하지 않고도 평화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러시아가 대화에 응할 유인이 되도록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미루는 대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위 공약을 설계하는 게 낫다”고 했다.
저자들은 중국을 “가장 당면한 국가 안보 위협이자 미국의 최강대국 지위를 대체하려는 곳”이라 규정했다. 울프 전 장관은 중국 학생들의 미국 비자 발급 제한, 데이터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는 틱톡 등 중국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금지 조치 등을 제안했다. 또 “국가 기간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소유한 자산에서 50마일(약 80km) 이내에 있는 부동산을 중국 국적자가 구매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중국이 미국산을 수입하는 만큼만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야 한다”고 했다. 책은 2016년 대선 당시 바로 정무직에 임명할 수 있는 인력이 25명에 불과했다고 전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1기 때의 인사 난맥상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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