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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주먹구구식 행정에 ‘화성 공룡자연과학센터’ 사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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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화성 공룡알 화석지 전경.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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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기도 화성시 공룡알 화석지 내 ‘공룡자연과학센터’ 건립사업이 장기간 중단된 상태다. 기본계획을 마치고 건축설계 용역업체까지 선정했음에도 갑자기 사업 규모를 늘리겠다며 다시 행정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주먹구구식 행정에 따른 혈세 낭비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8일 화성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230억원을 투입해 2023년 말 개관을 목표로 송산면 고정리 공룡알 화석지 내에 공룡자연과학센터(연면적 4300㎡)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2020년 기본설계를 마치고, 이듬해 조달청을 통해 설계용역 업체와 전시콘텐츠 설계 및 제작업체 선정까지 완료했다.



하지만, 건축설계 용역 마무리 단계에서 시가 지난 2022년 말쯤 갑자기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시의회에서 공룡알 화석지 관광 활성화를 하기에는 공룡자연과학센터 규모가 작고, 2009년 공룡알 화석지에 개관한 방문자센터(1000㎡)를 포함해서 계획을 수립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2000년 3월 고정리 일대 15.9 ㎢가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된 데다 2022년10월 우리나라 최초의 뿔공룡으로 인정받아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라고 이름 붙여진 화석까지 발굴되자 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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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공룡알 화석지 방문자센터.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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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에서 사업의 적절성과 예산 심의 등을 거쳐 진행한 사업인데도, 뒤늦게 이같이 주문했다. 결국 시는 지난해 3월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기존 방문자센터는 철거하고, 공룡자연과학센터의 연면적을 6835㎡로 늘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관련 행정절차를 밟아왔다. 이에 따라 건축 및 전시 변경, 건축연면적 증가에 따른 건축비 증가 등 추가 예산 증액이 불가피하다. 이미 53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건축설계용역 5억4000만원과 전시설계 용역 8억7900만원도 포함됐다. 사업 규모를 늘려 다시 추진할 경우 이미 집행한 건축 및 전시 설계 용역은 일몰 처리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 사이 방문자센터는 2016∼17년 리모델링 및 증축까지 했다. 체계적이지 못한 주먹구구식 행정에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시는 사업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증액된 사업 예산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약사업 이행을 평가하는 ‘시민배심원제’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이 사업 확대의 당위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올해 2월 공룡알 화석지를 포함한 주변 일대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는 등 공룡 화석 관련 특화지역의 희소성에 비춰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득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시는 이달 중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변경된 사업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업계획 변경이 확정되지 않아 증액 예산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못한다”면서 “기존에 수행한 건축 및 전시 설계 등에서 반영할 부분은 반영하고, 예산 일몰 부분까지 반영해서 사업계획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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