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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일본의 정년연장 바람…토요타는 70세까지 재고용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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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자동차가 일손 부족 등에 대응하기 위해 65세 이상 직원의 재고용을 확대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시니어 직원들이 가진 전문 지식과 숙련 기술, 노하우를 조직 운영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중앙일보

도요타자동차 로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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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현재 토요타의 정년은 60세로, 65세까지는 재고용 제도를 통해 대부분의 사원이 일할 수 있다. 65세 이상에 대한 재고용 제도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예외적으로 매년 약 20여명을 고용해왔다.

하지만 올해 8월부터는 재고용 대상을 전직종으로 확대해 자신이 일하던 분야에서 고도의 지식과 기능을 갖춰 회사가 계속 함께 일하고 싶다고 판단한 직원들을 70세까지 고용한다. 급여 등 처우는 현행 재고용 제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한다.

65세 이상 재고용 확대는 토요타의 신사업 추진과도 관련이 깊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토요타는 가솔린차를 비롯해 전기자동차(EV), 연료전지차(FCV) 등까지 폭넓게 개발하는 ‘멀티패스웨이(전방위)’ 전략을 내걸고 있는데, 이로 인해 개발과 생산 현장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 그룹 계열사에서 품질 문제가 연이어 불거진 상황에서 인재 육성 및 기능 전수를 위해 이미 숙련 기술을 갖춘 시니어 사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이와 함께 60세부터 65세 재고용 직원의 처우도 개선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간부직을 맡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임금이 60세 이전의 절반 정도로 떨어진다. 오는 10월부터는 제도를 개정해 직원 개인의 공헌도에 따라 유연하게 처우를 정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투자할 여력도 생겼다. 토요타는 이날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업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기준 5조3529억엔(약 47조883억원)으로 전년보다 96.4% 늘었다고 밝혔다. 5조엔대 영업이익은 일본 기업에서 처음 달성한 실적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순이익(4조9449억엔)과 매출(45조953억엔) 모두 각각 전년도보다 101.7%, 21.4%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요미우리는 “토요타의 기록적인 실적은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엔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를 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노동 인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정년 연장 및 폐지, 재고용자 처우 개선 등의 움직임이 이어지는 추세다. 기계 및 건축재 제조·판매사인 YKK는 2021년 정년제를 폐지했다. 파나소닉 홀딩스 산하 전자 부품업체인 파나소닉 인더스트리는 2025년 4월 1일 이후 60세가 되는 직원부터 정년을 65세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회사는 2001년부터 정년이 지난 시니어 직원을 재고용하는 제도를 도입했었는데, 내년부터 이 제도를 없애는 대신 정년 연령을 늘리기로 했다. 자동차회사 마쓰다도 2022년부터 60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로 연장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법적 정년은 60세지만 직원이 원할 경우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일본은 지난 1994년 법적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한 후 2006년에는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을 통해 기업들에 ‘65세까지 고용 확보 조치’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년 폐지 ▶정년 연장 ▶계속 고용제 중 하나를 선택해 정년 후 직원들의 고용을 확보해야 한다. 계속 고용제란 정년 이후 근로자들을 계약직 등의 형태로 본사나 관계 기업에 재고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1년 시행된 개정법에선 만 70세까지 일하기를 원하는 근로자의 경우 기업이 계속 고용을 위해 노력할 의무를 부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고령층 취업률은 상승했다. 총무성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65~69세 취업률은 52.0%로 10년 전보다 13.3%포인트 올랐다.

일본이 ‘고령 인력 모시기’에 나선 배경엔 극심한 노동력 부족이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생산 연령 인구(15~64세)는 1995년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50년에는 2021년(7450만 명)보다 29.2%나 감소한 5275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월 저출산·고령화로 지난해 약 6600만명이던 일본의 취업자(외국인 포함)가 2100년 약 3200만명으로 절반이나 감소할 예정이라며 정년 제도를 폐지하라고 제언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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