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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IP확보·수출 지원해 지구촌 곳곳에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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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달 30일 DMS방송제작센터에서 열린 'K콘텐츠 상생 발전의 현재와 미래' 좌담회에 참석한 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방송영상광고과장, 장세희 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 이선영 빅하우스엔터테인먼트 대표, 유진오 더스튜디오엠 대표(왼쪽부터).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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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는 세계 문화산업의 준거점이다. 그 중심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자리한다. K콘텐츠 산업 전체의 역량과 규모를 키우고, K콘텐츠의 해외 파급력을 늘리려면 어떤 추가 지원책이 필요할까. 매일경제신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DMS방송제작센터에서 'K-콘텐츠 상생 발전의 현재와 미래' 좌담회를 개최했다.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소년시대' 제작사 더스튜디오엠의 유진오 대표, 다큐멘터리 '귀족 식당'을 제작한 빅하우스엔터테인먼트의 이선영 대표, CJ ENM 드라마·예능의 수출을 담당하는 장세희 부장, 한국 방송영상 및 OTT 콘텐츠 정책을 만들고 지원하는 문체부 방송영상광고과의 강은영 과장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K콘텐츠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유진오 대표=예전에는 K콘텐츠가 비주류에서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콘텐츠였다면 K드라마도, K팝도 이제 '주류'로 편입돼가는 과정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해외 메이저사에서 연락이 오면 단순한 '판권 구매' 개념이 아니라 에피소드 공동제작을 요청한다. '한국 크리에이티브'를 향한 존중이 커졌음을 느낀다.

▷장세희 부장=올해 1월 첫 방송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로 동시에 서비스됐다. 이 드라마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2016년 서비스를 개시한 후 K드라마 최초로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최근 파리 출장을 다녀왔는데, 식당 옆 테이블의 외국인들이 '메리 마이 허즈번드(Marry My Husband·내 남편과 결혼해줘 영문명)'를 주제로 대화 중이었다.

▷이선영 대표=근래 24개국을 돌며 콘텐츠사 100곳과 미팅했다. 다리를 꼰 채 우리를 대했던 옛 유럽 바이어가 기억이 났다. 상황이 달라졌다. 대놓고 '왜 이렇게 사람들이 K콘텐츠에 난리인가요?'라고 물어본다. 세계 왕가의 식탁을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귀족식당'이 자사 대표작인데, 해외에서 '저예산만으로도 하이퀄리티 다큐멘터리를 한국에서 만들 수 있구나' 하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제작 환경이 세계인에게 인정받고 있다.

▷강은영 과장=한국 방송영상콘텐츠산업 매출액은 26조원, 수출액은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2023년 '방송영상산업백서' 기준)다. 2018~2022년 연평균 성장률은 18.6%였다. 과거 아시아 중심의 일시적 현상이었던 한류가 세계를 상대로 한 K콘텐츠 산업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최근 홍콩 필마트(FILMART), 프랑스 밉티비(MIPTV)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공동관에 참석하셨는데.

▷이 대표=유럽 시장에서의 만남은 주로 밉티비에서 이뤄진다. 미팅이 30분 단위로 이뤄졌는데 밥 먹을 시간이 없을 만큼 성황이었다. 해외마켓에 가는 건, 유럽·미주 기업이 거꾸로 아시아 마켓을 방문했을 때 호의적인 대화가 가능해서다. 콘텐츠 유통과 배급은 '연속성'을 토대로 이뤄지는 결실이다.

▷장 부장=밉티비 개막 전날, 한국 예능을 소개하는 '코리안 포맷 슈퍼 세션'에 참여했다. 유재석·차태현이 출연한 예능 '아파트404'가 외국에도 소구력을 갖췄는지 확인할 목적이었다. 일단 '한국 예능 포맷'이라고 하면 해외사에서 신뢰해준다. 세션 다음날부터 3일간 열린 밉티비에선 한 시간에 한 업체씩 미팅했는데 하루 10건 이상의 만남이 이뤄졌다.

―OTT는 K콘텐츠를 접하는 대표 수단이다. 그와 동시에, 지식재산권(IP)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

▷이 대표='플랫폼 시대'의 도래는 콘텐츠사에는 기회 중의 기회다. 저희 같은 다큐멘터리 제작 스타트업은 리쿱(제작비 전액 회수)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플랫폼사들이 기본적으로 확보해주는 비중이 있어서다. 국내든 해외든 IP가 100% 회사에 귀속돼 있으면 자유로운 배급이 가능하다.

▷강 과장=국내외 방송과 OTT 등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가 유통되면서 'IP 보유'의 중요성이 커졌다. 정부는 제작사가 OTT와 IP를 공동 보유하는 콘텐츠를 지원하는 'OTT 특화 제작지원' 사업을 2021년도 15억원 규모로 시작해 올해 342억원까지 대폭 확대했다. 또 IP를 보유한 K콘텐츠의 국제마켓 참가, 현지 기관 연계 쇼케이스, 다국어 재제작, 산업·문화 정보 제공 등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IP의 확장성, 또는 수익 활로를 위한 정부 차원의 숙제는.

▷유 대표=감사하게도 'OTT 특화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돼 큰 도움을 받았다. 다만 국내 성과에 비해 해외시장 콘텐츠 노출, IP가 생각보다 더 많은 부가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디즈니, 해리포터처럼 IP를 성공시킨 후 부가사업을 민첩하게 진행하는 해외를 기억해야 한다. '왕좌의 게임' '라라랜드'는 IP 성공 후 콘서트를 열었다. 드라마 종료 시 연속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수익 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이 대표=대표작 '귀족 식당'은 100% 자사 IP이기 때문에 OTT에 편성되더라도 OTT 플랫폼사 입장에선 '오리알 같은' 콘텐츠 신세일 때가 있다. 해당 OTT의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에 홍보가 미진하다. 반면 플랫폼사가 소량이라도 지분을 갖고 있으면 홍보가 진행된다. 자체 IP를 갖고 플랫폼사에 진출했다는 확인만 되면 홍보비용을 책정해주는 정부 정책은 어떨까.

▷장 부장=스페인어권 콘텐츠 시청 문화는 자막이 아닌 더빙이다. 남미에선 더빙이 필수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공개돼 남미 현지에서 큰 인기였다. 더빙은 자막에 비해 비용이 5배, 10배 투입된다. 이런 부분에 관한 지원이 현재보다 강화되길 희망한다.

―투자와 융자, 세제를 둘러싼 과제는 없을까.

▷유 대표=영상 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를 많이 보완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벤처기업으로 인증되면 법인세를 한 50% 감면해준다. 그런데 그 혜택을 이미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영상콘텐츠 세액공제가 중복이 되니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대표=해외 메이저사와 공동제작을 하려고 하면, 저들은 우리의 실력이 아니라 우리의 '백그라운드'를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큰 제작비 확보는 자체 감당을 해야 하는데, 결국 제작사가 기대는 건 지원사업과 투융자다. 1년 정도 지나면 웬만한 제작비는 리쿱이 되기 때문에 투융자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있다면 활용할 수 있다.

▷강 과장=올해 6000억원 규모, 향후 5년(2024~2028)간 1조원 규모의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를 조성해 K콘텐츠 투자를 확대한다. 영상콘텐츠 제작사에 지원해주는 세액공제율이 올해 1월 대폭 상향돼 중소기업 기준으로 기존 10%에서 올해 30%로 늘었다. 30%는 북미와 유럽과 같은 글로벌 수준이다. 상승하는 제작비 부담을 완화하고, 우리 콘텐츠의 퀄리티를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시행과정에서 이를 포함해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더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겠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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