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1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흐에서 파괴된 주택 내 잔해들 가운데 쓸 만한 물건들을 모으고 있다. 라파흐/신화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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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가자전쟁 휴전협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집트 카이로에 협상단을 보내기로 하면서 5개월여 만에 ‘2차 휴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하마스는 2일 성명을 통해 “‘2차 휴전’ 협상을 위해 대표단이 곧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스라엘의) 휴전 제안 검토에 관한 ‘긍정적 정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관리의 말을 따, 앞으로 이틀 안에 하마스 대표단이 카이로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의 협상안을 새로 받았으며, 이를 엄밀히 검토한 뒤 자신들의 입장을 회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하마스 쪽에서는 오사마 함단 대변인이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협상 문서에 대한 우리 입장은 부정적”이라고 밝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하루 만에 최고 지도자 명의의 성명에서 꽤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되면서 협상의 실타래가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재 논의되는 협상안은 두 단계로 알려졌다. 먼저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33명이 석방되면, 이스라엘은 인질 1명당 20~4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면서 40일간 휴전하는 내용이다. 이후 최소 6주간 휴전을 하며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규모를 확대해가고 휴전 기간을 최대 1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이스라엘 쪽은 협상안을 제시해놓고도, 여전히 내부에서 협상파와 강경파가 갈등을 빚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립 정부 내 극우 인사들로부터 협상안에 동의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극우 성향인 종교 시온주의당 소속인 오리트 스트로크 정착촌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 라디오 채널에 출연해 “그 협상안은 끔찍하고 참혹하다”며 “22명 또는 33명을 돌려주기 위해 모든 것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정부는 존재할 권리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스트로크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보도 과정에서 오해를 샀다면서도 “(협상으로) 최종적으로 많은 인질이 버려질 것”이라며 하마스와의 어떤 협상도 “하마스 정권을 파괴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게 할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극우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도 전날 “(휴전협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백기를 드는 것이고, 하마스의 승리”를 의미한다며 “우리는 확실한 승리와 굴욕적인 전쟁 패배 사이 결정을 내려야 할 갈림길에 다다랐다”고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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