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스마트폰부터 PC까지…'온디바이스 AI' 레이스 시작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도영 기자]

테크M

/사진=퀄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 붐을 타고 'AI 폰', 'AI PC' 등 AI 연산에 특화된 디바이스가 확장되면서 본격적인 '온디바이스 AI' 시대 개막이 다가오고 있다. 삼성 최초의 온디바이스 AI 폰 '갤럭시 S24' 시리즈의 성공 이후 이달부터 공개될 다양한 신제품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온디바이스 AI' 기대감 드러낸 퀄컴

1일(현지시간) 퀄컴은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 매출 93억9000만달러, 순이익 2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월가 예상치 90억5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스마트폰·태블릿용 '스냅드래곤' 칩을 공급하는 핸드셋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며 최근 몇 년간 침체에 빠졌던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렸다. 퀄컴은 특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통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했다고 전했다.

퀄컴은 향후 AI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크리나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스냅드래곤8 3세대' 칩셋을 탑재해 실시간 번역, 웹페이지 요약 등의 AI 기능을 선보인 '갤럭시 S24 울트라'를 언급하며 "우리는 프리미엄 기기에서 출시되는 온디바이스 AI와 생성형 AI의 첫번째 사례를 보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퀄컴은 올 하반기 '스냅드래곤 8S 3세대'와 '스냅드래곤 7 플러스 3세대' 등을 선보이며 AI 기능을 더 다양한 플래그십과 하이엔드 스마트폰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 잠재력 입증한 '갤럭시 S24'

실제 삼성의 첫 AI 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는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갤럭시 S24 시리즈는 1분기 동안 전작 대비 35% 증가한 1350만대를 출하했다. 카날리스는 "이는 삼성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스마트폰 업계가 AI 기반 혁신으로 더 광범위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삼성은 갤럭시 AI로 사용자를 위한 매력적인 가치 제안을 만들어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고착화를 촉진하는데 초기 모멘텀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테크M

갤럭시 S24 울트라에서 \'서클 투 서치\'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테크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차별화된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는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으며 수량 매출 모두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며 "자체 소비자 조사 결과 갤럭시 S24 구매자의 절반 정도가 AI 기능을 사용할 의도로 단말을 구매했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또 갤럭시 S24의 고객 중 약 60%가 AI 기능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될 차세대 폴더블폰과 태블릿 등에 각 폼팩터에 최적화된 형태로 갤럭시 AI를 탑재할 계획이다.

산얌 차우라시아 카날리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디바이스 생태계의 모든 플레이어가 생성형 AI를 상용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디바이스 AI는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수익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 시장에 불어 온 AI 열기

스마트폰과 더불어 PC 시장에서도 온디바이스 AI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말부터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한 AI PC 출시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침체에 빠졌던 PC 시장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주요 제조사들이 AI PC를 선보인 올 1분기 PC 출하량이 3.2%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조만간 선보일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와 '스냅드래곤 X 플러스' 칩셋을 탑재한 AI PC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퀄컴은 윈도 운영체제(OS)를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X 엘리트'와 '스냅드래곤 X 플러스'를 공개했으며, 기존 x86 기반 칩셋과 비교해 더 강력한 AI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강조하며 AI PC 업계의 '게임 체인저'를 자신하고 있다.

테크M

/사진=퀄컴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퀄컴이 특히 강조하고 있는 건 AI PC의 핵심인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다. 기존 AI PC에 탑재된 NPU 연산성능이 인텔 코어 울트라 11TOPS(초당 1조번 연산), AMD 라이젠 8000 시리즈 16TOP, 애플 M3 18TOPS 수준인 데 반해, 스냅드래곤 X 시리즈는 전 모델에 걸쳐 45TOPS의 성능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을 독자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기준점이 40TOPS라는 점을 감안할 때, PC 내부에서 AI 모델을 제대로 구동할 수 있는 첫 제품이라는 게 퀄컴 측의 주장이다.

퀄컴은 이달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4' 행사를 주목해달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선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PC 제품이 공개되면서 AI 에이전트 '코파일럿' 전략과 맞물린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의 온디바이스 AI 전략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몬 CEO는 "2024년 중반부터 모든 주요 PC OEM에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및 X 플러스 플랫폼 기반의 차세대 AI PC를 출시하게 되어 기대가 크다"며 "이 PC는 업계 최고의 프로세서 성능과 첨단 온디바이스 AI 기능, 연장된 배터리 수명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드디어 애플이 움직인다

그동안 AI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던 애플도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는 5월 7일 공개될 '아이패드 프로'에 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M4' 칩셋이 탑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제품 공개 이후 오는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 행사를 통해 각 제품별 운영체제(OS)에 탑재될 AI 기능을 공개하며 자사 AI 생태계 전략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시작으로 애플은 올해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 16' 시리즈와 '맥북 프로', '맥 미니', '아이맥' 등을 선보이며 공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전 세계 20억대 이상의 디바이스 생태계를 보유한 애플이 본격적으로 AI 무대에 오를 경우 온디바이스 AI 생태계가 급격히 팽창할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테크M

M3 맥북 에어 /사진=애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은 자사 AI 역량에 기반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함과 동시에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한 구글, 오픈AI, 앤스로픽 등과 접촉하며 AI 모델 라이선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스위스 취리히에 연구실을 열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에서 일해 온 AI 인재들을 영입해 생성형 AI 모델을 연구해 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애플 AI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만 우리는 애플이 AI를 실현하는 기업이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애플이 20억개 이상의 기기와 12억명 이상의 사용자로부터 얻은 고유한 데이터와 개인 정보 보호 역량, 선도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반도체, 서비스의 수직 통합을 고려할 때 이 경쟁의 핵심 승자 중 하나일 것으로 믿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온디바이스 AI 확산, 변수는?

온디바이스 AI는 빠른 응답속도와 높은 보안성, 비용 효율성 등을 무기로 기존 서버 기반의 생성형 AI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높은 연산 성능을 요구하는 기능은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하고, 빠른 처리 속도가 필요한 작업이나 회사 기밀 등을 다루는 업무는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주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제조사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스마트폰, PC 등의 디바이스가 교체 주기를 맞으면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높은 금리와 물가 수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 탓에 수요 회복이 생각보다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테크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 발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을 유인할 '킬러 앱'이 부족하다는 점도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제품 출시 이후 1~2년은 지나야 생태계가 갖춰지면서 쓸만한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당장 활용할 기능이 많지 않지만, 다음 교체 주기까지 고려해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온디바이스 AI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퀄컴은 지난 'MWC 2024'를 통해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퀄컴 AI 허브' 플랫폼을 선보였다. 퀄컴 AI 허브는 스냅드래곤 플랫폼 기반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약 100개의 AI 모델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있다. 인텔 역시 100개 이상의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SV) 파트너들에게 자사가 보유한 각종 자원과 개발 도구를 지원하며 협력에 나서고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