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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써봤다] 맥북도 'AI PC' 맞나요?…애플 'M3 맥북에어'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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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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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맥북에어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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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C 시장의 화두는 단연 'AI PC'다. 스마트폰부터 가전까지 전자제품이라면 다들 AI가 붙는 시대니 신기할 것도 없지만, 이 중 PC가 '온디바이스 AI'를 가장 먼저 구현할 기기라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런 AI P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연일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애플도 최신 'M3' 칩을 탑재한 맥북에어 신제품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과연 M3 맥북에어가 AI PC로도 매력이 있을지, 제품을 대여해 2주간 써봤다.

맥북은 원래부터 AI PC?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AI PC는 내부에 AI 연산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NPU가 AI 관련 연산을 담당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부담을 덜어주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같은 A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했을 때, AI PC 쪽이 좋은 성능을 나타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은 맥북을 'AI PC'라고 부르진 않지만, 사실 이 분야에 선배격이다. 맥북은 2020년 최초의 애플실리콘 'M1'이 탑재된 모델부터 이미 NPU를 탑재해왔다. 최신 'M3' 칩에는 6세대 뉴럴엔진을 16코어 구성으로 탑재했다. 애플에 따르면 M3 칩의 뉴럴엔진 처리 속도는 M1 칩과 비교해 최대 60%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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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맥북에어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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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동안 이런 NPU의 역할은 '조연'에 가까웠다. 주로 눈에 보이지 않은 곳에서 머신러닝(ML) 워크플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맥북에선 메모리에서 잘 쓰지 않는 작업들을 자동으로 분류해 압축을 해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메모리 용량 확보를 위해 일일이 작업들을 찾아 닫거나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식으로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력 효율을 최적화하는 게 맥북 NPU의 주된 역할이다. 애플실리콘 특유의 구조는 이런 강점을 더 극대화시켜주는데, CPU, GPU, NPU를 통합메모리와 함께 패키징해 신호전달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필요한 곳에 더 많은 메모리 용량을 할당해 줄 수 있어 개별적인 스펙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 애플실리콘을 탑재한 맥북을 써보면 동급 윈도 노트북과 비교해 기본적인 구동 환경이 훨씬 쾌적하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아직 쓸만한 게 별로 없다

AI PC가 본격적으로 강점을 나타내려면 온디바이스 AI 구현이 핵심이다. 온디바이스 AI란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기기 자체 성능으로 직접 AI 연산을 처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챗GPT'와 같이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를 불러오는 방식에 비해 응답속도와 보안 등에 장점이 있다. 인터넷이 안되는 곳에서도 AI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챗GPT 같은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하기엔 현재 PC 수준에선 어림도 없다. 윈도에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을 독자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최소 연산 성능 기준은 40TOPS(초당 1조번 연산) 수준인데, 현재 AI PC에 탑재된 NPU의 연산 능력은 인텔 코어 울트라 11TOPS, 라이젠 8000 시리즈 16TOP, M3 18TOPS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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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당분간은 핵심적인 연산은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되 개인정보에 관련되거나 빠른 응답속도가 필요한 일부 연산을 PC 내부에서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말하자면 아직 과도기란 얘기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아직 PC 내부에서 구동되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이 많지 않고, 반드시 써야 할 '킬러 앱'이 부재하다는 점도 AI PC의 한계다.

이런 상황은 맥북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M3 맥북에어를 AI PC 답게 써보기 위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해봤다. '루미나 네오'에서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을 선명하게 만들거나, '굿노트6'에서 글의 디테일을 추가하는 기능은 꽤 훌륭하게 작동했지만, 사용자들이 기대하는만큼 생성형 AI를 본격적으로 사용한다고 말하기엔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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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맥북에어에서도 오피스 365 코파일럿을 통해 문서 초안을 작성하거나 슬라이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런 기능은 인터넷 연결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AI PC 보다 성능이 더 좋거나 한 건 아니다. 윈도 PC에서 가능한 AI 작업은 맥북에서도 왠만큼 다 가능하다는 정도의 의미다. 전반적으로 맥북에어의 AI 기능이 더 좋다 나쁘다를 따질 만큼 AI PC 환경이 무르익지 않았다는게 현재 내릴 수 있는 결론이었다.

AI 아니어도 여전한 맥북에어의 매력

비단 AI PC 타이틀을 붙이지 않더라도 맥북에어의 매력은 여전하다. 얇고 가볍고 조용하면서 성능도 우수한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에게 맥북에어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일반적으로 개인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문서 작성, 동영상 시청, 간단한 사진 및 영상 편집 수준의 작업에선 이만큼 쾌적하게 동작하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 또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등 애플 모바일 제품을 쓴다면 강력한 연동성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M3 맥북에어는 기존 M2 칩 탑재 제품과 동일한 디자인에 성능만 일부 개선된 제품이다. M2 제품과 비교해 이번 신제품에서 체감할만한 차이점이라면 새로운 아키텍처가 적용된 GPU를 통해 하드웨어 가속 레이 트레이싱이 적용됐고, AV1 디코딩 엔진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성능이 좋아진 점이 있다. 실제로 'P의 거짓'과 같은 고품질 그래픽 게임도 잘 실행됐고, 유튜브로 8K 동영상을 끊김없이 시청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외장 디스플레이를 최대 2대까지 연결할 수 있고,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점도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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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맥북에어에서 'P의 거짓'을 실행시킨 모습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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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제 M3 맥북에어로 교체를 고려할만한 대상은 인텔 CPU나 M1 칩을 탑재한 제품 사용자가 될 것 같다. 애플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M1 탑재 모델 대비 최대 60%, 인텔 기반 맥북에어와 비교하면 최대 13배 더 빠르다. 3나노 공정의 M3 칩으로 강력한 전성비를 갖춘 덕에 최대 18시간의 배터리 지속 시간을 유지하면서 체감할 수 있는 성능 향상을 이뤘다. 발열 관리도 상당히 우수해졌기 때문에 팬 없이도 4K 영상 편집이나 '블렌더' 같은 3D 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맥북에어의 AI 성능은 아직까지 크게 부각되진 않지만, 오는 6월 애플이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어떤 전략을 공개하는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현시점에선 가성비 측면에서 가격이 할인된 M2 맥북에어를 구매하는 것도 추천할만하지만, 향후 '애플표 AI' 기능을 기대하는 소비자라면 M3 맥북에어를 준비해 놓는 편이 좀 더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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