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생산 업체 ‘한주’, 작업자 사망으로 가동 중지
국내 식품업계 사용 소금 90% 이상 한주에 의지
[한주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김용훈 기자] 국내 유일의 소금(정제염) 생산 업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라면·스낵·소스 등을 제조하는 국내 식품회사는 전체 소금 사용량의 90% 이상을 이 업체에 의지하고 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울산의 소금 생산업체 한주 공장에서 지난 15일 해수 취수시설 정비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조치다. 공장은 15일부터 이날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다.
한주는 국내산 정제염의 100%를 생산하는 B2B(기업 간 거래) 공급업체다. 2023년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생산된 17만1467t(톤) 중 11만5610t이 한주에서 생산됐다. 나머지는 중국산이다.
CJ제일제당, 농심, SPC삼립, 대상 등 대다수 식품업계가 한주로부터 정제염을 공급받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원재료의 경우 6개월씩 공급받는 등 비축량이 많지만, 국내산은 빨리 받을 수 있어 비축 물량이 적다”면서 “큰 식품 회사의 경우 한 달, 중소식품 회사는 일주일 정도의 분량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주의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식품 생산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장 중단 상황이 이어질 것을 대비해 중국산 수입 등 ‘플랜B’를 고민 중”이라며 “하지만 중국산을 쓰게 되면 제품의 맛이 달라지고, 원산지 표기 변경 등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전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업계의 우려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다. 한주도 재발 방지 대책 등이 포함된 조업 가동 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했다.
고용부 산재예방지원과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국내 유일 정제염 공급업체이기 때문에 공급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식품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해당 작업장에서 유사한 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동일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야 가동 승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울산지청은 25일 오후 조업 가동 승인 심의위원회를 열어 한주에 대한 작업 중지 명령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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