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7 (월)

‘삼체’ 인기에 책 ‘침묵의 봄’판매량 급증··· OTT 효과 탄 ‘드라마셀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에서 주요 인물 예원제가 읽은 ‘침묵의 봄’ 판매량은 드라마를 계기로 크게 증가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류츠신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1화에는 ‘불온서적’ 한 권이 나온다. 중국 문화대혁명 때 아버지를 잃고 농촌으로 하방돼 벌목작업을 하던 예원제(로절린드 차오)에게 한 인민 청년이 영어 원서 한 권을 건넨다. 책의 제목은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 청년은 “서구에서 영향력이 큰 책으로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폐해를 기술했다”며 “우리가 이렇게 계속해서 자연을 파괴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떨지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당시 영어원서는 금지돼 있었고, 예원제는 밤중에 손전등을 켜고 이 불온서적을 몰래 읽는다. 예원제는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인류 문명 발전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데, <침묵의 봄>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기존의 시각을 더 굳힌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드라마의 영향력은 굉장했다. <삼체>의 흥행으로 인해 침묵의 봄 판매량이 드라마 공개 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책 판매량은 <삼체>가 공개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묵의 봄>은 3월 2주차(3월6~12일) 교보문고 ‘기술/컴퓨터 순위’ 13위에 진입했다. 이후 순위상승을 거듭해 한 달 후인 4월 2주차(4월10~16일)에는 4위까지 올라왔다.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한 지난 3월6일을 기준으로 이전 50일과 이후 50일의 판매량을 비교하면 2배 이상(103.4%) 늘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몇 년 전에 <침묵의 봄>이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한동안 판매 순위권에는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진입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제공


<침묵의 봄>은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이 1962년에 쓴 환경 서적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살충제나 제초제로 사용된 DDT같은 화학물질이 해충은 물론 인간을 비롯한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목은 살충제의 독성에 의해 새가 사라져 조용해진 봄을 의미한다.

<침묵의 봄>은 출판사 에코리브르에서 정식번역해 2002년에 국내에 첫 소개했다. 현재까지 15만권이 넘게 판매된 스테디셀러다. 출판사 관계자는 “제목에 들어간 ‘봄’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원래 3~4월에 판매량이 늘어나긴 하는데, 예상보다 더 급증해 알아보니 드라마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과는 상관없이 준비했던 개정증보판을 예약판매 중이다. 레이첼 카슨의 명연설을 추가한 버전이다.

드라마나 영화 등 미디어에 노출된 후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책들은 ‘드라마셀러’ 또는 ‘스크린셀러’라고 불린다. 지난 1월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에서 발표한 스크린셀러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영화 <서울의 봄>과 <노량:죽음의 바다> 개봉일을 기점으로 관련 역사서 판매량이 개봉 전주 대비 80% 넘게 급증했다. <삼체>와 같이 드라마에서 소품으로 등장한 후에 판매량이 급증한 책들도 많다. 2017년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이 읽었던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8주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국회의원 선거 결과, 민심 변화를 지도로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