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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당국, PF 정상화 위해 은행에 '당근책' 예고…냉랭한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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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초기 단계 사업장에 신규 자금 지원 요청
본PF 전환 1년 이상 지연된 사업장이 대부분
손실 불가피…상생금융에 ELS, 여력 떨어진 은행들


금융당국이 은행에 자금 공급이 중단된 초기 단계 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당국은 이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당근도 꺼내들었다.

그러나 은행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지난해 상생금융에 이어 사실상 손실을 떠안을 게 뻔한 사업장을 인수하면서 또다시 '구원투수'로 나서야 하는 데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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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트랙' 추진하는 당국, 은행·보험사 "역할" 주문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4월 위기설'을 진화하기 위해 비교적 자금 여력이 넉넉한 은행과 보험사에 신규 자금 투입 등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은행과 보험사가 본PF 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 사업장에도 자금을 지원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당국은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하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는 자금을 공급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부동산PF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통상 브릿지론 단계의 초기 사업장에는 저축은행 투자 비중이 높다. 그러나 기존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의 신규 대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에 비교적 상황이 나은 은행과 보험사가 유동성 공급 역할을 해 주길 요청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브릿지론은 땅만 갖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은행이나 보험이 들어와서 본PF로 넘어가지 않으면 경·공매로 돌려야 한다"며 "그렇다고 100% 경공매로 돌리면 시장에 물건이 쏟아져 제값을 받기 어려우니 투 트랙으로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하나·농협 등 3개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각각 1000억~2000억원가량의 규모로 자체 조성한 펀드를 통해 재구조화가 필요한 사업장에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정상화 펀드에 각사 운용사가 1000억원씩 자금을 댄 상태다.

통상 은행들은 초기 단계인 브릿지론 대신 본PF에만 자금을 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펀드 운용자금을 집행할 경우 은행들도 브릿지론과 본PF에 모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

그러나 당국의 기대에도 은행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우량 사업장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 해도 본PF로 진행이 되지 않아 1년 동안 만기 연장만 하는 사업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손실을 떠안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1년 간 만기 연장을 했는데 해결이 안 된 사업장이면 사업성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은행들이 자금 투입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다른 한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에 사업장 리스트를 주고 인수 검토를 요청하고 있는데, 은행 입장에선 손실이 날 게 뻔한 곳들이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은행들의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도 당국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은행들은 올해 홍콩 ELS 배상금으로 대규모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당국의 요구에 6개 은행이 1조7770억원 상당의 민생금융 비용을 부담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홍콩 ELS 배상 등에서 정부의 요청에 많이 협조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지원 여력이 많이 약해졌다"라며 "사상 최대 이익 및 최저 연체율을 기록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마진 축소와 대손비용 증가 등 이익 축소가 예상돼 정부의 요구를 마냥 들어주기엔 작년보다 여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브릿지론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고 본PF에서 사업성이 좋으면 적극 검토해달라는 정도로만 전달을 했다"라며 "은행도 고객 돈을 운용하는 곳인데 사업성이 나쁜 곳에는 들어가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직 윤곽 드러나지 않은 '당근' 은행 입장에서 당국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업계에서는 은행이 인수 시기를 최대한 미루거나 최소한의 사업장만 인수하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선 사업장 인수 시 떠안아야 하는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정도의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가 발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인센티브의 내용으로 부동산PF 관련 위험가중치나 충당금 적립 부담을 완화하거나 여신담당자에 대한 면책조항이 제시될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에 원활하게 자금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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