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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에 겁만 준 이스라엘…“방공망이 못 잡아내는 미사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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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 이란 여성이 19일 수도 테헤란에서 반이스라엘 그림이 그려진 배너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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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인근 지역 공격을 두고, 이스라엘이 마음만 먹으면 이란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이란이 즉각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전면전 발생 가능성은 적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일 복수의 서방·이란 당국자가 내놓은 분석을 토대로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군사적 우위’를 보여주기 위한 계산된 행위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이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의 제8육군항공대 기지에 있는 S-300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타격한 사실을 위성 사진과 익명의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밝힌 뒤 이렇게 풀이했다.



이스파한주 나탄즈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핵심 시설이 있다. 이는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 이란영사관을 폭격해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3명 등 10여명이 숨진 뒤 12일 만에 이란이 보복 공격을 한 데 따른 재반격이었다.



이스라엘이 어떤 무기로 이란 미사일 시스템을 타격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방공망을 우회할 수 있는 능력이 탑재된 미사일을 최소 한발 발사했고 이란군은 드론은 물론 미사일, 전투기 등이 자국 영공으로 들어오는 것을 탐지해내지 못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보다 훨씬 제한된 수준의 ‘화력’만 썼다고 전해진다. 내부 극우 강경파들의 압박에 직면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분명하고 강력한” 보복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졌으나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의 군사 능력을 과시하며 경고하는 수준으로 반격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서방 협력국들이 중동 내 긴장 자제를 요청했고, 미국이 이란 보복 작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7개월 가까이 끌어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쪽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해석도 있다.



양쪽 충돌은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양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전날 엔비시(NBC) 뉴스에 이스라엘이 날린 무인기를 가리켜 “아이들이 갖고 놀 법한 장난감에 가깝다”고 깎아내리면서, 무기가 “이스라엘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실제로 공격을 한 사실은 물론, 해당 무기의 위협성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란 국영 언론과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을 이스파한 상공에서 방공망이 무인기 3대를 요격하면서 발생한 ‘약간의 폭발’ 정도로 다뤘다. 특히 이번 일이 이스라엘보다는 “잠입자”의 공격이라고 하면서 보복 필요성을 배제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서방 외교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인정할 경우 방공망의 취약성, 나아가 이스라엘의 우위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향후 이란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한편 예루살렘포스트는 가자 전쟁 책임론에 휩싸였던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이 지난해 10월 전쟁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37%로 상당 부분 회복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러한 급상승은 (중동 내) 긴장이 지속되고 최근 이란의 공격이 좌절된 상황”이 영향을 줬다고 봤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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