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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이스라엘 공격 주고받기, 체면 살리고 피해는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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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해 10월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린 군사 훈련 때 이란군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19일 새벽 이스라엘은 이란 이스파한을 공습했다고 미국 당국자 말을 인용해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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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미국 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9일(현지시각) 이란에 반격을 가해, 중동 확전 우려가 다시 일고 있다. 하지만, 이란이 이날 공격을 평가절하해, 이란이 본격적인 재보복을 할 지는 불투명하다.



이스라엘의 이날 반격은 형식적으로는 이란에 대한 비례적 대응을 취했다. 이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드론(무인기)과 미사일 공격을 한 것처럼 이스라엘도 이날 이란 본토를 타격했다. 하지만, 양쪽의 공격은 모두 실질적 피해가 크지 않았다.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이날 미사일로도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으나, 이란 쪽은 미사일 공격은 받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란 국가사이버스페이스센터의 대변인 호세인 달리리안은 소셜미디어에 “국경에서부터 (중부) 이스파한이나 다른 지역까지 어떤 공중 공격도 없었다”며 이스라엘은 “쿼드콥터를 날리는 실패한 시도만을 했고, 그 쿼드콥터들도 격추됐다”고 강조했다. 쿼드콥터는 배달용으로 많이 쓰는 드론(무인기)이다.



이란 관영 언론들도 이란 방공망이 작동해서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란 이스파한 공항 근처에서 들린 폭발음은 방공망에 격추된 드론의 폭발음이라고 이란 관영 언론들은 전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이스파한 인근의 핵시설들은 완전히 안전하다고 강조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피해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 정도로 끝난다면, 이는 매우 제한된 상징적인 반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이 있으며 유서 깊은 도시인 이스파한을 주도로 둔 이스파한주에 발사체를 날려 보낸 것은 경고의 의미가 있다. 이란 핵시설을 폭격할 능력이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시엔엔(CNN)에 “이란 핵 시설은 공습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본토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에 대해 대응 없이 넘어갈 수 없었기에, 이런 제한적이고 상징적인 반격을 가해 미국 등 서방이 우려하는 확전의 선을 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역시 13일 공격에 앞서 서방에 미리 공격 계획을 알려 대규모 피해를 일어나지 않게 해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양쪽 모두 일단은 자신들의 체면을 살리며 실제적인 피해는 되도록 주지 않으려 했던 정황이 보인다.



공은 다시 이란 쪽으로 넘어갔으나, 이란이 실질적인 재보복 공격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전날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시엔엔에 “이스라엘이 다시 모험주의에 나서 이란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이란은 즉각적이고 최대한 수준에서 보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이란 쪽에서는 아예 외국으로부터 공격을 부인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타스님 통신은 이란이 공격받았다는 것을 부인했다.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외국으로부터 이스파한이나 이란의 다른 지역에 대한 공격 보고는 없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미 천명한 재보복 공격에 발목이 잡혀 확전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양쪽의 본토 공격은 이전과 다른 차원에서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그동안 상대를 은밀히 공격하거나 대리 세력을 동원하는 ‘그림자 전쟁’을 벌였으나 이제는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충돌의 문을 열었다. 중동 양대 군사 강국인 양국의 본토 공격은 중동을 광역 전쟁터로 만들 소지가 있다.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는 양국은 중간에 있는 시리아, 이라크 등을 무대로 본격적 대결을 벌일 우려도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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