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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죽기 직전까지 약 먹이며 돌고래쇼”…거제씨월드 처벌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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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남 거제의 거제씨월드에서 사망한 돌고래가 병든 상태에서도 쇼에 투입됐던 사실이 확인됐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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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의 돌고래 수족관 ‘거제씨월드’에서 지난 2월 병든 돌고래들이 쇼에 투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 마리는 마지막 쇼를 마치고 불과 4일 만에 숨졌다. 치료 중인 돌고래들을 쇼에 나서게 해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는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씨월드를 동물학대로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업체 쪽은 아픈 돌고래들에게 충분한 휴식권이나 건강권을 보장하지 않고 치료 중인 아픈 돌고래까지 쇼에 투입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돌고래들의 죽음은 거제씨월드의 동물학대에 의한 치사가 명백하다”고 말했다. 2월 거제씨월드에서는 큰돌고래 ‘줄라이’(18살)와 ‘노바’(14살)가 잇따라 사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윤미향 의원실이 해양수산부와 경남도청에서 제출받은 부검소견서와 의무기록부, 돌고래쇼 투입 일지 등이 공개됐다. 기록을 보면, 줄라이의 사망 원인은 세균에 의한 패혈증, 노바는 장염전(장꼬임)에 의한 쇼크사였다. 두 마리는 숨지기 전 설사, 구토, 대장 질환 등의 증세를 보였는데 거제씨월드는 이에 대한 치료를 하면서 이들을 계속 쇼에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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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8일 사망한 큰돌고래 노바의 쇼 투입 일지. 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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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8일 사망한 노바는 2월 초부터 돌고래 쇼 중간에 자리를 이탈하거나 큰 동작을 수행하지 못하는 등 문제 행동을 보였다. 그러다가 죽기 나흘 전인 24일에는 공연이 끝나고 수조 바닥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노바는 이렇게 마지막 쇼가 끝나고 나흘 뒤 사망했다. 노바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설사와 거품이 섞인 대변을 보는 등 장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노바보다 사흘 먼저 숨진 줄라이도 올해 1월부터 정맥염에 시달렸고, 2월부터는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다.



핫핑크돌핀스는 “심한 질병에 걸린 돌고래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지 않은 채 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에 방치했다”며 “나아가 치료 중인 돌고래를 무리하게 공연에 동원한 ‘학대 행위’로 인해 질병이 악화됐고, 사망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업체 쪽의 대처가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에 어긋난다는 것이 단체의 주장이다. 동물원수족관법 제15조와 야생생물법 제8조는 야생동물을 보관, 유통하는 경우 고의로 먹이나 물을 제공하지 않거나 질병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동물학대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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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남 거제의 거제씨월드에서 사망한 돌고래가 병든 상태에서도 쇼에 투입됐던 사실이 확인됐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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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거제씨월드의 열악한 환경이 지난해부터 지적됐음에도 개선되지 않은 점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큰돌고래 ‘에이프릴’ 사망과 관련해 해양수산부, 환경부, 지자체 및 고래전문기관이 내놓은 점검보고서에도 ‘돌고래들에게 휴관일 등 안정적인 휴식 보장 필요’, ‘건강상태 악화 개체 보호방안 필요’ 등이 조사됐는데, 또다시 돌고래 사망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제씨월드 수족관 허가 취소 △영업 즉각 중지 △동물학대 처벌 등을 촉구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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