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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승인했다. 중국 본토의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쏠리고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중국의 부정적인 입장 탓에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전날 ▲차이나애셋매니지먼트 ▲보세라 자산운용 ▲해시키 캐피털 ▲하베스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다. 이로써 홍콩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시장이 됐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세계 최초다.
홍콩은 이번 기회로 아시아 가상자산 허브 위상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현재 가상자산 기관들의 허브 자리를 놓고 싱가포르, 두바이와 경쟁하고 있다. 홍콩에서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의 현물 ETF까지 출시됨으로써, 홍콩이 두 국가를 제치고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현물 ETF는 신규 자금을 흡수하는 호재로 분석된다. 공급 충격을 일으키는 반감기와 함께 대표 상승 촉발제로 꼽힌다. 수요를 폭발시킨다는 점에서 수급 상황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승인됐던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11종은 현재까지 약 590억달러(약 82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지난달 시세가 1억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홍콩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가상자산시장에서 호재로 분석되는 이유 중 하나다.
가상자산시장에선 이번 승인 조치로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홍콩은 금융 허브이면서 중국 본토 자본도 이미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미국 현물 ETF와 마찬가지로 가상자산거래소 사용은 부담스럽지만 증권거래 플랫폼 이용이 가능한 투자자, 기관 등에서 비트코인 ETF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기업 매트릭스포트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중국 본토에서 최대 2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당국은 2021년 9월 자금세탁과 화폐유출,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환경 영향 우려 등으로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장려하되 디지털자산 투자는 금지됐다”며 “지난해 홍콩에서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 거래가 허용되며 중국 본토 자금도 유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추측에 그친 바 있다”고 말했다.
15일 비트코인 가격은 홍콩 ETF 승인 소식이 알려진 후 6만7000달러대까지 회복했으나,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4.61%를 기록한 영향에 6만3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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