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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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최근 5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하며 물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내 기름값도 열흘 넘게 상승 중이라 자동차 연료 부담뿐 아니라 공공요금 등 가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이라 향후 물가 전망 불확실성은 더욱 커져만 간다.
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원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5.43달러로 전일 종가 대비 0.28달러(0.33%) 상승했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날 종가 대비 0.43달러(0.48%) 오른 배럴당 89.35 달러에 마감했다.
두 선물가격 모두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7일(84.54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 상승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며 시장의 공급 우려를 키웠다.
이 가운데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2분기까지 감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급 축소 가능성이 커졌고, 최근 중국 경기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어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휘발유값도 열흘 넘게 오르고 있다.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48.70원, 경유 가격은 1540.52원이다.
유가 상승은 물가 전반을 끌어올릴 악재다. 차량용 기름값부터 물류비용뿐 아니라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상승까지 부추겨 가계에 큰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휘발유 25%·경유 37%)가 재연장될지 관심사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될 경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200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월 정부는 물가 불안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이달 말까지로 2개월 추가 연장한 바 있다. 이는 2021년 11월을 시작으로 8번째 연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브리핑에서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3월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상승 전환했으며 3월 국제유가가 2월보다 올랐는데 인상분은 4월 물가 조사에 반영될 것이다. 공공요금은 상반기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향후에는 상황을 봐서 인상을 검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도 물가 최대 변수로 유가를 꼽았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물가는)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 예상되나, 유가와 농산물 가격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물가 흐름을 전망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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