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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 기획] 새 활로 모색 중인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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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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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이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며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 저하 역시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10.9% 줄어든 19조 7900억원대로 추정됐다. 엔데믹 전환 및 경기 침체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게임업계가 난항을 극복하지 못한 답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해 온 MMORPG의 편중이 심화돼 왔으며 이는 업계의 약점으로도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수 중심의 매출 규모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며 새로운 돌파구의 모색이 시급한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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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MMORPG 세계화 난항

국내 시장 매출은 모바일게임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또 이 안에서도 RPG 장르 매출이 60%를 넘어서며 극단적인 구조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RPG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감소세를 보이면서 시장 전체 역성장의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이미 모바일게임 RPG 장르 매출이 전년 대비 17%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모바일 MMORPG 역시 전년 대비 감소세 보이며 19억 달러(한화 약 2조 53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럼에도 시장 전체 비중 40%를 차지하며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RPG 장르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200억 달러(26조 64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여전히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등의 변화를 확인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하이브리드 캐주얼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21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보드 게임이나 퍼즐 게임도 각각 18%, 10% 성장하며 100억 달러에 달하는 등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다.

때문에 업체들이 MMORPG에 주력해 온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를 확대하지 못하는 난관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 역시 성장기를 거쳐 코어 RPG가 점차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며 업체들의 도전이 기대를 모아왔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일궈내진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만 등 일부 지역의 경우 한국에서의 MMORPG 주력작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빅마켓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론 블록체인과 접목을 통한 글로벌 공략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이 론칭 사흘 만에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등의 흥행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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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 콘솔 기반 시장 개척 도전

MMORPG와 달리 서브컬처 타깃의 게임들은 해외 빅마켓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와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일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팬층을 확대하며 인기작으로서 자리 매김하게 됐다. 이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MMORPG 대신 서브컬처 시장에 도전하는 등 업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평이다.

또 한편으론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게임을 통한 글로벌 공략 역시 화두가 되고 있다. 전통적인 패키지 게임으로부터 누적된 팬층을 타깃으로 다음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모바일게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콘솔과 PC 게임 역시 이와 비견되는 시장 규모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한국 게임의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22년 한국 콘솔 게임의 세계 시장 비중은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모바일게임의 11.4%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때문에 콘솔 게임을 통한 한국 게임의 성장 여력 역시 주목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MMORPG에 쏟아온 역량 대비 보다 효율적으로 새로운 활로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 역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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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도전 사례가 적은 만큼 개발 경험이 충분히 쌓이지 못했고 시행착오 역시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과정에서는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성공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한달 만에 100만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도 스팀 이후 닌텐도 스위치 발매를 통해 누적 판매 300만장을 넘어서며 흥행 사례를 새롭게 썼다.

업체들의 도전이 계속된다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당장 내달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플레이스테이션(PS)5 독점 발매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올 여름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던전앤파이터' 판권(IP)을 활용한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이어 '마비노기 영웅전' 기반의 신작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의 테스트를 실시하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올해 상반기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 크러쉬'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콘솔 플랫폼으로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이 외에도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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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의 힘, 해외 진출 키워드로 주목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하는 것뿐만 아니라 IP의 영향력을 어떻게 확대하느냐도 게임업계의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앞서 온라인게임 시절 인기작들을 모바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며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됐다. 그러나 이 역시 MMORPG가 대부분을 차지해왔고, 한계를 보이게 됐다.

업체들은 기존 온라인게임뿐만 아니라 소설이나 만화 및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IP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공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위상을 높여온 만큼 이 같은 전략의 성공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는 평이다.

넷마블의 경우 이 같은 IP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는 웹툰 기반 '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흥행시켰다. 이 가운데 드라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또 소설 IP 기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올해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컴투스 역시 올해 상반기 방탄소년단(BTS) 캐릭터 타이니탄을 활용한 쿠킹 시뮬레이션 게임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와이제이엠게임즈가 넷플릭스 드라마 IP 기반 '킹덤: 왕가의 피'를 론칭하는 등 업체들의 도전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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