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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뜻밖 사과했는데…중국배 또 침몰, 대만해협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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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사고와 닮은 꼴, 대만 전격 사과로 양안갈등 완화 기대하는 상황서 다시 돌발변수

머니투데이

21일(현지시간) 대만 진먼다오 항구에 어선이 도착하고 있는 모습. 2024.02.21.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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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진먼다오(金門島) 인근에서 중국 어선이 한 달 만에 또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과 대만 양측이 합동 수색에 나선 가운데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다른 국면으로 비화할지 우려가 커진다.

중국 CCTV와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14일 새벽 3시 중국 어선 민룽위61222호가 진먼다오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사고해역이 진먼다오 남서쪽 15해리 지점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과 대만 사이 대만 해협 중간선으로부터 중국 쪽으로 37해리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이 사고로 중국 푸젠성 장저우 출신 어민 6명이 바다에 빠졌고 2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숨졌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대만 측은 사고 인지 후 곧바로 실종자 공동수색에 나섰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 측에서 푸젠성 샤먼의 S-76C 헬기 6대와 해양구조선, 순찰선 등이 파견됐고 대만 측은 해경 함선 4척을 보내 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한 달여 전에 동일 해역에서 발생한 사고와 거의 비슷하게 전개돼 눈길을 끈다. 지난달 14일 역시 진먼다오 인근 대만 관할 해역에 무단 진입했던 중국 어선이 대만 해경 단속을 피해 도주하다가 전복돼 어민 4명이 물에 빠졌고 두 명이 숨졌다.

중국 측은 대만 해경선박의 과잉 추격과 충돌로 인해 어선이 침몰했다며 대만의 책임을 묻고 있다. 반면 대만 측은 중국 어선의 무단 진입과 도주 과정에서 운항 미숙으로 불상사가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대만이 사실 왜곡과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책임있는 당국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진먼다오 인근에서 해경 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압박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양안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었으나 예상을 깨고 대만 측이 전격 사과했다. 연합보,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해경 상급기관인 해양위원회 관비링 주임위원(장관)은 전날인 13일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법을 집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인명피해를 방지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했다"며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대만의 사과에 중국은 아직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대만의 전향적 사과로 고조됐던 양안 갈등이 누그러질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똑같은 해역에서 똑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면서 양안 갈등은 또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측은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속하는 만큼 국내법에 따라 대만해협은 공해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달 전 사고 이후엔 중국이 진먼다오 부근에 대한 '상시 순찰' 의지를 밝히고 해경선을 동원해 민간 선박에 대한 정선과 검문검색을 무단 실시하는 등 사실상 대만의 관할권을 무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 역시 대만해협을 내해화 할 빌미로 활용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본토 어선이 잔혹하게 추방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며 "대만 측은 과정과 상황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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