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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미사일 공격 주고받는 ‘살얼음판’ 러·우···확전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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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미사일 사용 ‘문턱’ 낮아지며 불확실성 확대

ICBM 논란 일으킨 러 ‘오레시니크’…“서방 향한 경고”

우크라 공격·무인기 조작 미숙에 파병 북한군 부상도

경향신문

러시아 국방부 공보실은 22일(현지시간) 공개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선의 한 지점에서 러시아 T90M 프리로프 탱크가 우크라이나 기지를 향해 공격하고 있는 장면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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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서방 미사일로 공격을 시작하자 러시아는 곧바로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대응에 나섰다. 북한군 참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 등이 맞물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그간 자제되어 온 장거리 미사일 사용의 ‘문턱’까지 급격히 낮아지자 국제사회의 확전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발표를 종합하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시의 군사산업단지 시설을 향해 ‘오레시니크(개암)’라고 이름 붙인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공격은 최근 미국이 자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대한 대응 조치였다.

우크라이나에선 이를 두고 “명백하고 심각한 확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3차 세계대전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발레리 잘루즈니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레시니크 발사 사실을 발표하기 전엔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은 앞서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미국의 ‘에이태큼스(ATACMS)’, 영국의 ‘스톰 섀도‘의 사정거리(250~300㎞)보다 훨씬 더 먼 거리를 타격할 수 있다. 오레시니크는 사정거리가 3000~5500㎞에 달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며, 1대에서 여러 탄두로 서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하는 MIRV(다탄두 각개 목표 설정 재돌입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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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장애인 재활 센터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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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레시니크에 대해 “다른 형태의 재래식 무기나 핵탄두를 실어 나르도록 개조될 수 있다”며 “실전에 배치된 새로운 형태의 치명적 무력”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에선 오레시니크 재고가 제한적이며, 전황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등 이번 공격을 확대 해석하지 않으려는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전황과 국제사회 여론, 역풍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여러 군사 분석가들은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국에 공포를 심어주려는 러시아의 경고 신호’라는 해석에 집중한다. 우크라이나를 넘어 다른 유럽국가와 미국을 타격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서방 국가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계속될 경우 핵탄두를 탑재한 중거리 미사일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취지라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분석가 카롤리나 허드는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영향을 주기 위한 정보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서방 국가를 상대로도 신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 시설에 대한 공격에 그들의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봉인 해제 조치를 ‘확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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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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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품통제협회 이사 다릴 킴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 오레시니크와 유사한 미사일을 정기적으로 사용해온 점에 비춰보면 이번 공격의 영향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확전 필요성을 믿는 것처럼 보이는 새롭고 훨씬 더 불확실한 위험한 전쟁 국면에 들어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오가는 상황에서 최전선 중 하나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북한군 고위 장성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북한군 고위 장성의 신원과 부상 수준 등 구체적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20일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에 스톰 섀도 미사일을 발사한 공격에서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스톰 섀도 최대 12기가 쿠르스크 마리노 마을을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이때 북한군과 러시아 장교들이 사용하는 군 지휘 본부가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무인기(드론) 조작 미숙으로 북한군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마이클 맥컬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북한 군인들이 드론 조작법을 잘 몰라 그들의 머리 위로 드론이 추락했고 여러 명이 다쳤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 ICBM 부인한 푸틴 “신형 중거리 미사일로 우크라 타격”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20819001



☞ “우크라 공격에 북한군 고위 장성 부상”···영국 스톰섀도 공격 받았나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20919001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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