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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한강과 닿아 있는 5개 자치구(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구)의 9개 지역구를 ‘한강벨트’라 부른다. 넓게는 영등포·(양천구)·광진구까지 포함해 총 8개 자치구의 14개 지역구를 지칭한다. 서울은 바람에 따라 의석수가 달라지는 민심의 거울이다. 그 중에서도 바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강벨트는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여야는 모두 한강벨트의 승리를 총선 승리의 기준점으로 여긴다.
4년 전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의 압도적 승리를 거뒀던 21대 총선에서도 한강벨트는 지표로서의 상징성을 드러냈다. 9개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용산을 제외한 8개에서 승리해 비율로 보면 한강벨트의 88.9%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당시 서울 49석 중 41석(83.7%)을 얻었다. 민주당 바람이 서울 전체보다 한강 주변에서 더 강하게 불었다. 한강 주변은 서울에서 집값이 높은 편이라 보수세도 만만치 않다. 반대쪽으로 바람이 불면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는 지역인 셈이다. 한강벨트를 잡는 당이 총선 승리를 거둘 개연성은 매우 높다. 이번 총선은 어떨까.
■동작을, 여성 매치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총선 공천은 각각 ‘현역불패’와 ‘비명횡사’로 대표된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다수에게 경선 기회를 부여하는 등 공천 기회를 줬다. 민주당은 대규모 현역 의원 물갈이를 했다. 서로 다른 공천의 여파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동작갑은 민주당 공천 여파로 3자 구도가 만들어졌다. 민주당에선 현역인 김병기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에선 장진영 변호사를 후보로 내놨다. 변수는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병헌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 전 수석이 작정하고 김병기 의원을 떨어뜨리자고 나온 상황”이라며 “서울에서 2~3%로도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작을에선 ‘거물 대 루키’의 대결이 펼쳐진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경원 전 의원이 나섰다. 민주당은 상대로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나 전 의원은 4선을 지냈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원내대표도 맡았다. 이 지역에선 두 차례 당선됐다가 지난 총선에선 이수진 의원에게 패했다. 류 전 총경은 민주당 영입인재다.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다가 징계를 받고 사직했다. 이수진 의원도 변수다. 이 의원은 류 전 총경 공천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인 행보를 예고하진 않았다.
■중성동갑···‘여성 대전’
중성동갑에선 각 당이 전략적으로 내세운 여성 후보가 맞붙는다. 국민의힘은 윤희숙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고, 민주당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해 윤 전 의원을 공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운동권 심판론을 띄우며 윤 전 의원을 임 전 실장의 맞상대로 지목했다. 민주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전 전 위원장을 ‘여전사’라고 표현했다.
임 전 실장은 공천에서 배제된 뒤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면적인 지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임 전 실장은 발 부위 발병을 이유로 공식 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임 전 실장 지원이 전 전 위원장 승리의 변수란 평가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역에서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홍익표 원내대표와 가깝다. 민주당 소속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임 전 실장의 보좌관 출신이다.
■오세훈 리벤지 매치 ‘광진을’
광진을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재선을 노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당 최고위원도 맡고 있어 인지도가 높다. 국민의힘에선 서울 관악을에서 재선을 지낸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맞수로 내보냈다. 오 전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한 뒤 관악을에 나왔다. 지난 총선에서 오 시장은 광진을에서 고 의원과 맞붙었다가 패배했다. 대선주자급으로 평가받는 오 시장이 정치 신인인 고 의원에게 패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고 의원은 오 시장을 2.5%포인트(2746표) 차이로 이겼다.
용산도 주목받는 지역구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선 상징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용산을 내주느냐 안 내주느냐는 의석수 1개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권영세 의원이 수성에 나선다. 민주당에선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경선을 뚫고 본선에 올랐다. 리턴 매치다. 권 의원은 지난 총선 때 강 전 부시장을 0.7%포인트(890표) 차이로 승리했다.
■영등포갑 전 민주당 대 현 민주당···개혁신당 성적은?
영등포갑 지역에선 민주당 출신 후보들 간 대결이 펼쳐진다.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민주당 후보로, 김영주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맞선다. 영등포갑 현역인 김 의원은민주당으로부터 하위 20% 평가를 통보받고 반발해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민주당은 채 전 구청장을 전략공천했고, 국민의힘은 해당 지역을 비워둔 뒤 김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개혁신당에서는 허은아 전 의원이 출마했다.
마포을은 1980년대 운동권 출신 간 대결이다. 이 지역 현역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미 대사관저 점거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는 미문화원 점거를 주도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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