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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4 (일)

3·1절 연휴가 분수령…정부, 4일부터 전공의 면허정지·사법절차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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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초법적…대통령실 결단을”

인턴·전임의 3월 신규 임용 포기 늘어…의료공백 장기화 조짐

남은 의료진도 “한계”…응급수술 지연으로 사망 등 피해 신고

경향신문

정부와 대화 마치고 나서는 전공의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과 대화를 마친 전공의들이 29일 대화 장소인 서울 여의도 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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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인 29일까지 의료현장으로 일부만 돌아오면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1절 연휴 기간까지도 뚜렷한 변화가 없다면 사태는 급속히 악화하게 된다.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는 의료진도 한계에 다다르고, 제때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발 물러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4일부터 이탈 전공의들에 대해 3개월 면허정지 행정처분,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 고발 건 등의 사법절차를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복귀 시한을 넘겼으나 3·1절 연휴 기간에 돌아온 전공의들의 처분에 대해서는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전공의들이 연휴가 끝나는 시점까지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당장 3월1일을 기점으로 병원 내 의사인력에도 변동이 생긴다. 수련을 마친 4년차 레지던트들이 병원으로 들어오지 않거나 전임의들이 병원을 떠나는 사례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서다. 의대를 졸업하고 3월부터 일하기로 한 신규 인턴 일부도 임용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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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틈 없이 ‘고군분투’ 전공의 집단이탈 열흘째이자 정부가 제안한 복귀 시한인 2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공의들이 이날까지 일부만 돌아오면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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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남아 있는 의사인력의 소진이 심해지고 있다. 현재 전공의가 떠난 자리는 교수와 전임의들이 맡고 있다. 조용수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응급의학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나. 코로나19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며 “이러다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썼다.

전공의 이탈이 본격화한 지 열흘째를 맞으면서 의료 공백 상황은 악화일로다. 정부가 지난 19일부터 운영한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 상담센터’에는 28일까지 32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수술 지연 243건, 입원 지연 15건, 진료 취소 34건, 진료 거절 31건 등이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임신부 1명이 병원에서 “수술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다른 병원을 찾다가 결국 유산했다며 피해 신고를 했다. 투석 치료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나 응급수술이 지연되면서 사망했다는 사례도 신고됐다. 중대본은 두 사건을 ‘중대 사안’으로 분류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3·1절 연휴 끝에도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철회하지 않고, 이대로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형병원 내 중증환자 진료와 수술, 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사단체 파업으로 각 수련병원이 2~3주간 비상진료대책으로 버텼다고 했다. 그 이후엔 남아 있는 의료진 소진이 심해질 것으로 본다. 우선 정부는 3월 중 공중보건의 150명과 군의관 20명을 의료현장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광역 응급상황실을 설치해 응급환자의 전원·이송을 조정한다.

사회 각계에선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높으며 전공의의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 간 ‘강 대 강 대치’에 환자들이 겪는 피해가 커지는 만큼 양측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전공의 복귀 시한’인 이날 전공의들에게 대화를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오후 4시20분쯤부터 3시간여 진행된 대화에는 10명 미만의 소수 전공의만 참석했다. 전공의 단체 대표들은 불참했다. 류옥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전 인턴 대표도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차관이 제안한 대화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그 대화 창구가 옳은 대화 창구인지 누구랑 대화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차관은 대화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정부의 증원 결정 배경과 정책 등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며 “비록 소수지만 소수라도 정부는 현장 복귀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단 말씀 드렸다고 보고 이분들이 자기 지인들이나 공유하는 부분이 있을 테니 한 명이라도 돌아오는 데 도움 되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의협은 이날 “전공의에 대한 진료유지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은 초법적”이라며 “대통령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2000명 증원 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다. 의협은 오는 3일 서울 여의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정부와의 대화에 비교적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도 ‘2000명 증원 계획’에 대해선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어 테이블에 마주 앉기가 쉽지 않다. 의협은 교수단체를 포함한 대표 법인단체라는 점에서 정부와의 협상 주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향미·배시은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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