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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국민의힘 공천, ‘김건희 여사가 현역 다 살려줬다’는 얘기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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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재표결 이탈표 두려움에 잡음 최소화 몰두

공천을 통한 비전 제시에 실패했다는 당내 지적 나와

경향신문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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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세운 ‘시스템 공천’ 원칙이 ‘현역 불패’로 귀결되고 있다. 26일 현재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절반이 이미 공천이 확정됐고, 남은 지역구 의원들도 절반 이상이 경선이 예정돼 다수가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이탈표에 대한 두려움으로 잡음 최소화에만 신경 쓰다 공천을 통한 비전 제시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지역구 의원 90명 가운데 이날까지 공천이 확정된 사람은 절반인 45명이다. 친윤석열(친윤)계 핵심 4인방으로 꼽혔던 이들 가운데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한 권성동·윤한홍·이철규 의원이 모두 단수공천을 받았고, 윤석열 정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박진·추경호 의원도 무난히 공천을 거머쥐었다. 정우택·이종배·박덕흠 등 충청권 의원 5명도 전날 발표된 경선에서 전원 승리했다.

현재까지 컷오프(공천 배제)됐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지역구 의원은 1명도 없다.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 의원도 장 의원과 김웅·윤두현·이달곤·최춘식 의원 등 7명에 불과하다.

지역구 의원 24명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경선 대상 지역구 의원은 대구·경북(TK) 13명, 부산·울산·경남(PK) 9명으로, 영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직전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 대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주호영 의원 등이 포함됐다. 앞선 경선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이 모두 승리한 것에 비춰볼 때, 이후 경선에서도 대다수 지역에서 현역 의원이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현역한테 경선을 붙인다는 건 그냥 공천을 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근래 총선 중 현역 의원 교체율이 가장 낮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관위는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 14곳에 대한 공천 방식을 정하지 않고 있는데, 일부는 선거구 획정 문제가 걸려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여럿 포함돼 있다. 미정인 지역 역시 TK 6곳, PK 3곳, 서울 강남3구 2곳 등 여당 우세 지역이 대부분이다.

현역 의원 대다수의 공천을 보장하고, 현역 물갈이 가능성이 남은 강세 지역 일부에 대한 공천은 뒤로 미루는 것은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도입 법안) 재표결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부담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는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이 앞서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 재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당 지도부가 본회의에서 자칫 이탈표가 대거 발생하는 사태를 우려해 현역 의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을 공천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결국은 김건희 여사 방탄용 공천”이라며 “김건희 여사(특검법)와 더불어민주당(공천 내홍)이 여당 의원들을 다 살려줬다”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현역 의원 하위 10% 컷오프와 하위 10~30%에 대한 감점 적용으로 자연스러운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한 위원장은 ‘공정한 시스템 공천’ 원칙이 오히려 인적 쇄신 실패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적극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우리 공천이 유례 없이 조용하고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고, 오히려 그것 때문에 ‘감동이 없다’고 소위 ‘억까(억지로 까다)’하는 분도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을 해야 하고, 시스템대로 운영돼야 한다”며 “(공천을) 끝까지 보면 많은 쇄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공천은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구태 인물을 탈락시켜 ‘우리 당이 무엇을 하겠다’고 국민에게 제시하는 과정인데, 이번엔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다”고 지적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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