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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취업과 일자리

늙어도 ‘돈 때문에’ 못 쉰다…70대 이상 4명 중 1명은 취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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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시민이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안내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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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재래시장에서 PVC(폴리염화비닐) 도매업을 하는 A씨(75)는 여든 가까운 나이지만 여전히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한 명 있는 아들이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탓에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A씨가 돈을 벌지 않으면 당장 가계를 꾸려나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자영업을 하던 A씨는 나이가 들면서 일을 그만두려 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도매업 일을 새로 구해 매주 6일씩 일터로 나선다.

국내 70세 이상 고령층 넷 중 한 명은 직장을 얻어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어도 금전적 압박 탓에 일하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70대 이상 취업자는 매년 1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와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만 70세 이상 인구(631만4000명) 중 취업자 수는 155만명으로 집계됐다. 취업자 수를 전체 인구로 나는 고용률은 24.5%로 집계됐다.

70세 이상 고령층 4명 중 1명은 돈을 벌기 위해 ‘주 1시간 이상 일을 하거나 가족 등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주 18시간 이상 무급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75세 이상 연령대 고용률도 18.8%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75만6000명) 역시 전년(65만4000명) 대비 10만명 넘게 늘었다.

70대 이상 취업자 수는 매년 10%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70세 이상 취업자는 1년 전(139만1000명)과 비교하면 11.4%(15만9000명) 증가했다. 2022년(16.7%)과 2023년(13.6%)에도 취업자 수 증가율은 10%를 훌쩍 넘겼다. 2018년만 해도 이 연령대 취업자 수는 85만3000명 수준에 불과했는데 6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었다.

고령화 추세로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데다 이들의 노후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 통계청이 시행한 경제활동인구 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65∼79세 고령층 가운데 계속근로를 희망하는 비중은 55.7%였는데, 이들 중 52.2%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어서·돈이 필요해서’라고 응답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일하는 즐거움 때문에’라고 답한 비율은 38.0%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7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이 일하는 산업은 농업·어업·임업이었다. 전체 취업자의 30%가 이 산업에서 일했다. 이 외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2.8%)과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업(7.6%) 등 산업 종사율이 높았다.

직업분류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42.1%) 비중이 가장 높았다. 농림 어업 숙련 종사자(29.6%), 서비스 종사자(7.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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