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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바이든, 전기차 전환 속도 늦춘다...대선 앞두고 車노조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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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바이든 행정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기준 강화 시점 조절"

머니투데이

[밴 뷰런=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미시간주 밴 뷰런 타운십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현장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3대 차 제조사(빅3)에 대항해 파업 중인 UAW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원하는 만큼 임금인상과 그 밖의 혜택들을 누려야 마땅하다"라며 격려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파업 노동자와 현장에서 만나 지지 연설을 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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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전환 정책 속도를 늦출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노동조합 요구사항에 화답하며 '표심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자동차 업계 및 노조 요구에 맞춰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배기가스 배출 제한기준을 느슨하게 조정할 예정이라고 인용해 보도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자동차 배출가스 감소 기준 강화정책을 내놓으며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당국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배출가스 감소 의무를 강화해 자동차 업계가 온실가스나 오염물 배출이 적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도록 설계했다. 환경보호청(EPA)의 강화된 기준에 따르면 2032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판매 차량의 6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정된 정책은 2032년까지 전기차 비중 67%라는 목표는 유지하되 2030년까지는 규제 강도를 천천히 올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 전환을) 준비할 시간을 더 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2030년까지는 배출가스 기준을 서서히 강화하고 2030년 이후부터 기준을 대폭 끌어올려 전기차 판매를 급격히 늘리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동차 노조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더했다.

미국 내 최대 자동차 노조 단체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포드, 스텔란티스, GM 등 이른바 '빅 3′으로 불리는 미 자동차 제조사 조합원이 14만6000명에 이른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합 지역으로 꼽히는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등에 자동차 제조 공장과 UAW 조합원이 포진돼 있어, 이들의 지지를 얻는 게 대선의 승리 열쇠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가 있는 미시간주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자동차 노조원들이 트럼프에게 대거 표를 모아주면서 대통령 당선을 이끌었던 지역이다. 그러나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이 이곳에서 트럼프를 이겼다.

UAW는 지난달 24일 바이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배출가스 기준 완화 주장을 받아들이자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UAW의 바이든 지지는는 지난달 초 백악관에 완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보고한 이후 이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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