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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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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포커스] “디지털 전환 속도 내자”… SaaS 도입하는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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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이코노미조선 디자인팀



최근 보험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내부 업무 시스템에 도입하고 있다. SaaS는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 소프트웨어를 구독해 쓰는 서비스를 뜻한다.

금융사는 규정상 내부 업무용 망과 공용 인터넷을 분리해야 하나 금융 샌드박스를 신청하고 외부 인터넷을 사용하는 SaaS 사용 허가를 받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SaaS 도입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미 SaaS를 도입해 사용 중인 보험사 내에선 업무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호평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보험사(교보생명·흥국화재·BNP파리바카디프생명·동양생명·AXA손해보험·ABL생명·삼성생명·KB라이프)들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아 내부망에 MS SaaS를 사용하고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금융 당국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기존의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정책을 일컫는다.

보험업계의 SaaS 도입은 금융사의 공고했던 업무 규제가 다소 완화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전자금융감독규정상 금융사는 보안 유지를 이유로 내부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을 분리해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내부망 전용 메신저를 사용하거나 문서 작성은 오프라인 프로그램에 묶이는 등 제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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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보생명이 사내 업무용 시스템으로 SaaS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자료. /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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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보험사는 이러한 제약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MS의 구독형 업무 프로그램인 MS 365, 메신저 프로그램 팀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코파일럿 등을 사용하겠다며 지난해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금융위가 지난해 9~12월, 이 회사들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9개 사는 MS의 SaaS로 화상회의, 파일공유, 문서공동작업 등이 가능해졌다.

SaaS 채택 배경엔 업무 시스템 고도화를 꾀하면서도 자체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을 아끼려는 보험사의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 SaaS는 인터넷 기반 소프트웨어이기에 업무 협업이 가능하고 구독형 상품이라 초기 비용 지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관련 규제 샌드박스를 따낸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협업용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SaaS 형태로 제공돼 회사 내부 도입이 어려웠으나 금융 당국의 규제 샌드박스 마련으로 사용 기회가 생겼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금융 당국 허가와 동시에 SaaS를 도입한 보험사의 구성원들은 업무 생산성이 높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해 9월 금융위의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고 발 빠르게 MS 팀즈와 MS 365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회사 내에선 팀즈 도입 후 조직원 간 일정 조율 시간이 단축되고 MS 365로 동시 협업이 가능해지는 등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에선 금융권의 SaaS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금융 당국이 관련 제도를 마련해주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글로벌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설치형에서 구독형으로 바뀌는 추세다”라며 “앞으로 정식 제도가 정비돼 금융사의 SaaS 활용 문턱이 낮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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