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연금과 보험

해외주식 168% 늘릴때…국내주식은 29%만 늘린 국민연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체 자산 1000조원 중에서
해외주식 303조·국내 141조

2018년 이후 수익률 보면
해외 8.5%, 한국 5.2% 앞서


매일경제

국민연금공단.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이 국내 주식을 웃돌면서 국민연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수익률 제고에 나서려면 해외 주식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한국 증시 ‘큰 손’인 연기금이 국내 주식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로 비춰질 경우 투자 심리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3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 자산규모는 141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 자산규모는 303조원으로 국내 주식 대비 2배가량 많다.

현재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 약 1000조원에서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30%, 국내 주식은 14%다. 해외 주식 중엔 미국 증시 투자 비중이 64%에 달한다.

지난 2018년에만 해도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의 자산규모는 비슷했다. 당시 국내 주식 자산규모는 109조원, 해외 주식 자산규모는 113조원이었다. 불과 6년 동안 해외 주식 자산규모는 168% 커진 반면, 국내 주식은 29% 증가에 그치며 자산가치가 2배가량 벌어진 셈이다.

수익률도 해외 주식이 높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잠정 해외 주식 연 환산 수익률은 17.8%로 국내 주식(16.5%)을 웃돌았다. 2018년 이후 국내 주식 수익률이 해외 주식을 넘어선 적도 없다. 1988년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주식의 장기 수익률은 5.2%, 해외 주식은 8.5%다.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겪었던 지난 2022년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22.8%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주식 수익률은 -12.3%로 국내 주식 대비 10%포인트가량 수익률이 높았다. 상승장이든 약세장이든 미국 시장의 성과가 상당 부분 반영되는 해외 주식 자산군의 성과가 좋았던 것이다.

기금 고갈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선 주식을 포함한 해외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비중을 2028년까지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책임·전임 운용역 24명 인력 확충도 진행 중이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강화 움직임은 의사결정 구조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 대체투자위원회 위원 범위에 해외사무소장을 포함하는 규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해외사무소장 직급도 실장급으로 상향하며 역할과 위상을 높인 바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해외 투자 확대에 따라 해외 소통과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고 해외 주식 비중을 마냥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요 상장사의 지분을 대거 보유한 큰 손인 만큼,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한국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재원에서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경우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돼 국내 증시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실제 올해 코스피에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약 7100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1월 들어 코스피는 5.9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균형을 잡기 위해선 국내와 해외로 시장을 구분하기보다 다양한 자산군을 적절히 혼합하는 분산 투자로 장기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캐나다연금투자(CPPI)의 통합포트폴리오 운용 체계를 본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위험자산(주식·대체투자 등) 비중은 55%인데 85%에 이르는 CPPI 보다 2022년 수익률이 낮았다”며 “다양한 자산군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수익률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