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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반도체 한파 속 얼어붙은 소비심리…올해는 '내수 부진'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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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발표

작년 반도체 생산, 뒤늦은 회복세에 5.3% 감소

연간 소비 20년 만 최대폭 줄어…설비투자 5.5%↓

연말 소비·투자 부진…정부 "수출 중심 회복 확산"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권효중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생산이 0.7% 소폭 늘었지만,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제조업 부문은 외환위기 이래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는 20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고, 기업도 투자를 줄이면서 2019년(-5.6%)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최근 12월 지표에는 소비 위축과 건설경기 둔화가 반영되면서 올해는 ‘내수 부진’의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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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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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반도체 생산, 뒤늦은 회복세에 5.3% 감소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全)산업생산 지수(2020년=100)는 110.9로 1년 전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2012년(5.3%) 이후 3년 연속 늘어난 것이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서 증가했으나 전자부품, 반도체 등에서 감소해 3.8% 줄었다. 특히 반도체(-5.3%)이 위축되면서 제조업(-3.9%)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 감소 폭은 25년 만에 최대 폭이다.

다만 지난해 12월만 보면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8.5%)를 위시로 한 제조업(0.6%) 반등세로 전월대비 0.6% 늘어났다. 11월(13.2%) 증가 전환한 이래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2년 하반기부터 제조업은 반도체 중심으로 좋지 않았다”며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반도체 중심 개선된 모습을 보였으나 상반기가 좋지 않아 전반적으로 보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도소매 등 생산은 줄었으나,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 서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연간 소비 20년 만 최대폭 줄어…설비투자 5.5%↓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0.2%)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소비재(-2.6%)는 줄어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2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든 데다가 전년(-0.3%)에 이어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설비투자 역시 전년 대비 5.5% 감소해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반도체용 가공 기계가 포함되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2%)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부진이 영향을 주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9.8%)과 토목(1.3%) 모두 공사 실적이 늘어난 덕에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문제는 소비·투자 부진이 하반기로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12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와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2%),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0.3%)에서 모두 줄어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10월 -0.8% 줄었던 소비는 11월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상승 전환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줄어든 것이다. 새 휴대폰 출시에 따른 대기수요, 한파로 인한 오락용품 판매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관측된다.

12월 설비투자는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8.9%)가 늘면서 5.5% 늘었다. 다만 건설기성은 입주 공사 등 주거용 공사 실적을 반영하는 건축(-5.6%)에서 줄면서 2.7%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11월 -3.3%에 이어 연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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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 시민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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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소비·투자 부진…정부 “수출 중심 회복 온기 확산”

정부는 작년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생산·수출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민간 소비가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건설투자는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실적으로 가시화하는 등 부문별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하방 요인으로 봤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실질임금이 늘지 않았는데 기준금리가 높아져 이자비용으로 인한 지출이 많이 나가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었고, 소비 성향도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부진해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며 “건설투자는 통상 4~6분기 정도의 시차가 있어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를 봐야 하는데 건설수주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재정 신속집행을 추진하고 내수 취약부문 보완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가계부채, 공급망 위험 등 잠재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김 과장은 “당분간 소비가 얼마나 오르내릴지는 유보적인 상황이고, 건설투자는 단번에 좋아지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온기가 민생 현장으로 확산되도록 2024년 경제정책방향,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등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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